중기청, 1분기 3178억원…지난해보다 활기[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다시 올 것 같지 않던 봄이 오고 있다." 이종갑 한국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최근 벤처투자업계의 상황에 대해 이렇게 표현했다. 2000년 초반 '벤처붐' 이후 줄어들었던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열기가 다시 지펴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 회장의 표현대로 지난 1분기 벤처투자 실적은 10년 만의 회복세에 가까웠다. 3일 중소기업청과 한국벤처캐피탈협회가 집계한 1분기 투자동향에 따르면 신규 벤처투자 실적은 31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4% 늘었다. 신규벤처투자조합 결성규모는 2945억원으로 같은 기간 340% 늘었고 기업별로 투자받는 금액도 22억1000만원으로 65% 늘었다. 서승원 중기청 창업벤처국 국장은 2일 열린 벤처캐피탈협회 간담회에서 "창업투자사의 영업이익이 735억원, 영업이익률은 19%대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며 "부채비율도 낮아지는 등 경영성과가 크게 개선됐다"고 말했다.벤처투자업계가 기대감을 갖는 이유는 앞으로 투자환경이 더 나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창업 활성화 대책으로 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서 국장은 "정부가 녹색·신성장동력 산업에 중점적으로 지원하면서 관련업종의 창업이 늘었고 자연스레 투자수요도 늘었다"고 말했다. 고정석 일신창투 대표 역시 이날 "최근 한 신재생에너지업체에 투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며 "다양한 창업투자사들이 이 업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벤처기업·코스닥시장이 10여년 전 위기 이후 어느 정도의 체력을 기른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김형수 벤처캐피탈협회 전무는 "벤처가 전체적으로 위기를 겪는 과정에 실력이 없는 기업들은 걸러졌고 창업투자사는 투자안목을 높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창투사들이 투자한 자금을 회수한 실적도 좋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코스닥에 상장한 14개 업체 가운데 벤처캐피탈 투자를 받은 곳은 10개로 집계됐다. 벤처투자조합의 평균적인 결성금액도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커지는 등 투자사들이 가시적으로 드러내는 경영성과도 나아지고 있다.관할부처인 중소기업청 역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제도개선안을 내놨다. 창업 초기 기업에 투자하는 엔젤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출자지분 의무보유기간을 기존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소득공제 비율도 현재보다 3배 이상 늘리는 안이 추진된다.엔젤투자자가 먼저 투자하면 그에 맞춰 투자하는 매칭펀드도 100억원 규모로 운영키로 했다. 엔젤투자는 중소기업청에 벤처기업으로 등록된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분투자를 말한다. 이종갑 회장은 "유망중소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 투자를 늘리기 위해 다양한 제도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등이 벤처기업에 더 관심을 갖고 투자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토록 유도하겠다"고 말했다.창업투자사들이 투자할 수 있는 대상도 늘어난다. 기존까지는 순수 민간조합에 한해 조합원이 전원 찬성할 때 한해서만 주요 출자자간 거래가 허용됐으나 대학이나 문화콘텐츠 사업의 경우 예외를 두기로 했다. 서 국장은 "최근 주요 연기금 담당자들과 실무 협의를 마쳤다"며 "올 하반기 개선안을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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