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보고서 비적정설 조회공시요구..적중률 98% 이상
[아시아경제 천우진 기자]12월 결산법인들의 감사보고서 제출이 지난 23일로 마무된 가운데 한국거래소 시장정보분석팀의 역할이 올해도 돋보였다.각 상장사들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할 때 바빠지는 이들이 있다. 바로 시장정보분석팀이다. 해마다 돌아오는 피를 말리는 시간이다. 거래소는 투자자보호를 위해 상장폐지의 결정적 사유에 해당하는 감사보고서 의견거절 여부를 조금이라도 먼저 알아내야 한다. 불리한 실적 정보를 감추려는 법인과 이를 밝혀내기 위한 정보팀의 기싸움이 팽팽해지는 이유다.거래소 시장정보분석팀은 각종 정보망을 통해 증권시장의 풍문을 훑는다. 그 중 투자자 보호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보의 경우에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담당 공시팀에 전달해 조회공시를 요구하게 된다. 올해도 이같은 역할을 충실히 했고 많은 문제 기업들을 솎아 냈다.24일 단일순 한국거래소 시장정보분석팀 팀장은 "대규모 공급계약이나 자사주 취득 등 일반공시는 각 상장업체들이 'A' 성적표를 공개하는 것과 같다. 반면 상장폐지와 직결된 조회공시를 요구하는 것은 낙제점수를 감추려는 업체에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알리기 꺼려하는 정보를 요구하는 만큼 쉽지 않은 작업이다. 그럴수록 더욱 책임감을 갖고 일해야한다최근 상장법인들의 감사보고서가 속속 제출되며 정보팀도 어느때 보다 바빠진다. 정해진 출퇴근시간인 오전 9시와 오후 6시는 의미가 없다. 노트북과 스마트폰만 있으면 사건이 발생하는 시점이 곧 근무시간의 연장이다.단 팀장은 "아침 출근시간 전에는 당번으로 돌아가며 비장대기조를 구성하고 있다"며 "퇴근 시간 후에도 1700개 이상되는 상장법인과 관련한 중요한 풍문이 감지될 경우에는 곧장 노트북을 열고 온라인 팀 회의를 소집한다. 요즘에는 새벽 1~2시 까지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시장정보분석팀의 팀원은 3명이다. 이들이 국내 코스피에 상장된 779개사, 코스닥 1035개사와 관련된 풍문을 담당한다. 상장사 수에 비해 팀원이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적중률은 100%에 가깝다. 단 팀장은 "감사보고서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요구 적중률은 지난해와 2009년 모두 98% 이상이었다"며 "올해 역시 관련 조회공시요구를 지속해오고 있는데 대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답했다.지난 23일 감사의견 비적정설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던 코스피 상장법인 유니텍전자는 당일 오후 '의견거절'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코스닥 상장업체 맥스브로와 뉴젠아이씨티 한와이어리스 등도 감사의견을 통과하지 못해 조회공시 관련 내용이 사실인 것으로 판명됐다. 감사의견을 번복해 화제가 됐던 제일창투 역시 거래소에서는 두차례에 걸쳐 비적정설에 대해 밝힐 것을 요구했다.단 팀장은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정확한 판단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증권시장의 투명성을 위해 감시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천우진 기자 endorphin00@<ⓒ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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