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기자
성정은기자
29일 찾은 광장시장 입구에 걸린 현수막에 '온누리상품권 사용을 환영합니다'라는 문구가 선명하다.
◆<strong>"온누리상품권이요? 당연히 받습니다. 그것도 돈 아닙니까"</strong> = 설을 닷새 앞둔 지난 29일 오후. 서울의 대표 전통시장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았다. 시장에 들어설 때까지도 '상인들이 온누리상품권을 안 받고 현금만 찾지 않을까' 싶었다. 몇몇 가게를 둘러본 뒤 과일을 파는 ㅅ상회에 들러 물건을 사면서 의구심은 사라졌다. 가게 주인 이모(45ㆍ남)씨는 "온누리상품권도 받으시느냐"는 질문에 기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그럼요. 당연히 받죠. 그것도 돈인데.."라고 했다. 사과 세 개, 배 세 개, 감 한 줄, 곶감 8개 들이 한 팩. 모두 36000원이었다. 온누리상품권은 권면액의 60% 이상을 구매하면 나머지를 거슬러준다. 이씨는 기자가 1만원권 네 장을 건넨 뒤 '거스름돈'이란 말을 꺼내기도 전에 4000원을 거슬러줬다.다음으로 야채 가게인 ㅇ상회를 찾았다. 도라지 한 근, 시금치 한 단, 고사리 한 근을 집었더니 모두 1만4500원어치 정도 됐다. 1만원권 온누리상품권과 현금 5000원짜리를 별다른 말 없이 내밀었는데 주인은 역시 별 말 없이 상품권과 돈을 받은 뒤 500원을 거슬러줬다. 이 날 기자는 상점 12곳에 들렀다. 온누리상품권을 안 받거나 받기 싫은 내색을 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고 원칙에 따라 거스름돈도 정확하게 돌려받았다. 한과와 약과 등을 파는 ㄷ한과 주인 유모(33ㆍ여)씨는 "온누리상품권을 받아도 불편하거나 손해나는 게 전혀 없다"면서 "은행에 가서 지정된 계좌로 상품권을 입금하면 바로 현금이 제 통장에 들어온다"고 했다. 기자가 한과 등을 사고 온누리상품권으로 계산하는 걸 지켜 본 주부 김모(36ㆍ여ㆍ서울 성북구)씨는 "선물받은 온누리상품권이 있는데 실효성이 없을 것 같아 그냥 집에 두고 왔다"며 아쉬워했다.◆<strong>17만원에 차례상 준비 끝…전통시장의 힘</strong> = 광장시장에서 4인가족 기준 설 차례상에 들어갈 25개 품목을 모두 사는데 든 돈은 17만5000원. 사단법인 한국물가협회가 추정한 설 차례상 평균비용 19만150원보다 1만5000원 가량 적게 들었다. 기자가 감이나 곶감, 한과, 고기류 등 상당수 품목을 차례상에 꼭 필요한 만큼만 사지 않고 포장 형태에 따라 다소 넉넉하게 산 점을 감안하면 평균보다 적어도 3~4만원 가량 싸게 장을 본 셈이다.전통시장에서 장보는 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에서 장보는 것보다 유리하다는 건 새삼스러운 얘기다. 농수산물유통공사가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15개 전통시장과 25개 대형 유통업체를 조사해 26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통시장에서 차례용품을 구입하는 데 평균 19만~21만여원이 들었고 대형 유통업체에선 25만~28만여원이 들어 전통시장이 평균 24~27% 정도 저렴했다.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28일 "조사 결과 전통시장에서 차례용품을 구입하는 게 대형 유통업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35% 정도 저렴하다"고 했다.전통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 20만원어치로 명절 차례 용품을 사면 적게는 1~2만원, 많게는 6~7만원 가량을 남길 수 있다. 명절 선물로 백화점 상품권이나 구두 상품권만 떠올릴 게 아니다. 온누리상품권은 IBK기업은행ㆍ새마을금고ㆍ대구은행ㆍ우체국ㆍ광주은행ㆍ부산은행ㆍ전북은행ㆍ경남은행에서 살 수 있으며, 서울 105개 등 전국 918개 전통시장이 가맹점으로 등록돼 있다. 김효진 기자 hjn2529@성정은 기자 je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