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꿀꺽한 악어 뱃속에서 '따르릉~'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우크라이나의 한 아쿠아리움에서 4주 전 물에 빠진 휴대전화를 삼킨 악어가 고통으로 식음마저 전폐한 가운데 지금도 녀석의 뱃속으로부터 전화벨 소리가 들린다고.23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도시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 소재 한 아쿠아리움의 관계자들은 생후 14년 된 악어 ‘제나’가 휴대전화를 삼켜버렸다는 방문객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그러나 20대 여성인 방문객 림마 골로프코의 휴대전화 번호를 눌러보니 악어의 뱃속에서 벨소리가 들리더라고.수족관의 한 직원은 “제나의 뱃속에서 벨소리가 들리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비로소 골로프코의 말을 믿게 됐다”고 털어놓았다.현재 음식을 거부하고 있는 제나는 전과 달리 이상한 행동까지 보이고 있다.한 아이의 엄마인 골로프코는 사고가 자신의 실수임을 인정했다. 제나가 입을 벌리는 순간 노키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기 위해 서두르다 그만 물에 빠뜨렸다는 것.그는 단말기까지 원치 않치만 SIM 카드만큼은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귀중한 사진과 연락처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더 큰 문제는 제나가 휴대전화를 삼킨 이후 아무 것도 먹지 않고 고통 속에 우울증까지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녀석은 전과 달리 별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헤엄 치는 빈도도 줄었다.지난주 수의사들은 제나에게 돼지고기나 쇠고기 대신 살아 있는 메추라기를 먹이려 했으나 허사였다.메추라기에게 비타민과 설사제를 주입한 뒤 제나에게 던져줬으나 녀석이 덥석 물어 숨만 끊어놓고는 먹지 않았던 것.‘대장 악어’ 제나는 함께 사는 다른 세 마리와 같이 놀려 하지도 않는다. 아쿠아리움 측은 “무리의 우두머리인 제나가 다른 녀석들을 보호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아쿠아리움의 올렉산드르 슈슐렌코 수석 수의사는 “제나가 계속 먹기를 거부하면 이번주 X선 검사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슈슐렌코에 따르면 외과수술은 최후 수단이다. 악어의 경우 봉합 후 아물기까지 적어도 3주가 걸리는데다 수술은 악어와 수의사들 모두에게 매우 위험한 과정이기 때문이라고.이진수 기자 commu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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