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맹녕의 골프기행] '꿈의 무대' 미국 오거스타내셔널

필자가 오거스타내셔널 아멘코너 중 마지막 13번홀에서 세번째 샷을 날리고 있다.

'꿈의 메이저' 마스터스의 개최지 미국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 대한항공이 매일 운항하는 조지아주 대표도시 애틀랜타에서 동쪽으로 144마일 떨어진 오거스타시에 자리 잡고 있다. 골퍼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성지' 세인트앤드루스와 이곳에서의 라운드를 꿈꿀 것이다. 필자 역시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선수라도 된 듯이 의기양양하게 코스에 나섰다. 1920년 '구성(球聖)' 보비 존스가 포도과수원을 사들여 스코틀랜드의 유명한 코스설계가인 앨리스터 매켄지에게 의뢰해 1930년에 조성했다고 한다. 존스는 1930년 당시 4대 메이저인 US아마추어와 브리티시아마추어, US오픈, 브리티시오픈을 모두 제패해 '그랜드슬램'의 위업을 달성한 전설적인 골퍼다. 1934년에는 여기서 마스터스를 창설했다. 인천공항에서 무려 14시간을 날아가 애틀랜타 공항에 도착했고, 다시 승용차로 3시간 반을 달려 오거스타에 도착했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지만 오거스타에서의 라운드를 앞두고 마음이 설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18홀에 파72, 전장 7435야드 규모다. 프런트 티잉그라운드를 사용하고 평소에는 아마추어를 위해 느리게 조성한 그린에서 플레이한다면 평범한 코스로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매년 4월 둘째 주에 개최되는 마스터스가 시작되면 세계적인 골프스타들이 수난과 환희를 함께 맛볼 수 있는 곳으로 바뀐다. 회원 수는 300여명 안팎이고, 미국의 대통령은 물론 최대기업 CEO 등 정치, 경제, 문화계의 유명 인사들이다. 회원 초청 없이 라운드는 불가하다. 여성회원 역시 철저히 배격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11~ 13번홀의, 이른바 '아멘코너'에 도전하기 위해 숨을 가다듬고 11번홀에서 티 샷을 날렸다. 그린 왼쪽에 연못이 있고, 고구마모양의 그린은 말 그대로 쉽게 파온을 허락하지 않았다. PGA투어 선수조차도 파를 하기가 어렵다는 이 홀에서 필자는 트리플보기를 하고 아연실색했다. 바람이 변수로 작용하는 12번홀에서는 운 좋게 보기로 마무리했고, 파5의 13번홀은 비교적 수월했다. "아멘~"이라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는 난이도 높은 이 3개 홀은 확실하게 잘 친 샷과 실수한 샷을 판정하는 홀이어서 마스터스에서도 우승의 향방을 결정짓는 승부처로 명성이 자자하다. 아멘코너는 1958년 스포츠 기자였던 허버트 위랜이 재즈곡명인 'shouting of amen corner'에서 따서 명명했다고 한다. 12월 중순 겨울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이 코스를 떠나려니 아쉬움에 뒤를 몇 번씩 돌아보게 한다. 언제 다시 올지 몰라 카메라 셔터를 열심히 눌러대는 통에 스코어는 90을 넘기고 말았다. 싱글핸디캐퍼의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헤어지기가 아쉬워하는 필자를 보고 흑인캐디는 다시 보자는 말을 남기고 클럽하우스로 사라졌다.글ㆍ사진= 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골프팀 손은정 기자 ejson@ⓒ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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