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자체, 장애인 편의시설 '제대로' 설치 안 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중앙 및 지방행정기관 청사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늘었지만 법 기준에 맞게 '제대로' 설치된 곳은 70% 안팎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올 8월 기준 중앙 및 지방행정기관 청사의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율을 24일 공개했다. 개별 청사의 편의시설 설치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복지부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 청사 중 장애인 편의시설을 잘 갖춘 곳은 해양경찰청 청사로,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편의시설 수 57개를 모두 만족해 설치율이 100%에 달했다. 반면 농촌진흥청은 의무대상 편의시설 수 54개 중 34개만 설치해 설치율이 63%에 머물렀다. 대부분의 청사는 80% 후반에서 90% 초반의 설치율을 기록했다. 반면 편의증진법 규정에 따라 주출입구 경사로 각도, 화장실 손잡이 길이, 장애인 주차구역 크기 등이 적합하게 설치된 비율(적정설치율)은 조사대상 25곳 모두 설치율 보다 낮았다. 국세청 청사가 91.9%로 가장 높았지만, 농촌진흥청은 적정설치율이 33.3%밖에 되지 않았다.광역지자체 청사도 마찬가지. 설치율이 100%에 달하는 대전광역시의 적정설치율은 95.2%였으며, 충청북도는 설치율 77.4%, 적정설치율 52.8%에 그쳤다.한편 2008년 전수조사한 결과와 비교해보면, 중앙 및 지자체에서 2년새 장애인 편의시설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중앙행정기관 청사의 설치율 및 적정설치율은 각각 87.9%, 66.8%였지만, 올해엔 90.3%, 72.5%로 높아졌다. 광역지자체와 기초단체도 마찬가지로 두 비율 모두 작게는 2%, 많게는 5%가량 늘었다. 하지만 의무대상 편의시설 설치율과 적정 설치율 사이에 차이가 컸다. 중앙행정청사의 적정설치율은 72.5%로 설치율과 22%p가량 벌어졌다. 이는 의무대상 편의시설을 설치하긴 했는데 법에 규정된 대로 설치를 하지 않았다는 말이 된다. 이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주출입구 경사로, 승강기, 화장실 손잡이, 장애인 주차구역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이 법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됐다는 뜻"이라며 "건물 구조상 규정대로 설치하기 힘든 경우가 있어 두 비율이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기관이 장애인의 편의를 위해 모범을 보여야하는 만큼 편의시설 설치 및 이행현황에 대한 사후관리를 철저히 하겠다"고 덧붙였다.한편 중앙 및 지자체 청사별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현황은 복지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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