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레터]'잔다르크'같은 상생대책 되길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1429년 프랑스 오를레앙 요새는 영국군에 포위돼 있었습니다. 요새를 지키던 오를레앙 백작은 물론 황태자 샤를 7세마저도 패배주의에 휩싸였습니다. 백년전쟁에서 프랑스는 절대적인 열세였습니다. 남은 것은 기적뿐이라고 생각되던 그 때, 오를레앙에 한 소녀가 도착합니다. 연약해 보이는 그녀의 나이는 13세, 이름은 잔다르크였습니다. 역사에 기록된 대로 잔다르크 출현 후 프랑스는 열세이던 전세를 뒤엎고 극적인 대반전을 기록합니다.요즘 우리 중소기업계를 보면 오래 전 오를레앙에 갇혀 있던 프랑스군이 떠오릅니다. 낙관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탓입니다. 여기저기서 상생을 언급하지만 정작 중소기업 대표들을 만나면 낯빛이 어둡습니다.부산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회사의 김 모 대표는 "대기업이 상생을 말하지만 다 탁상공론 아니겠냐"며 "이미 수년전부터 반복해온 행동"이라며 고개를 젓습니다.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러 청와대에 들어갔던 중기 대표들 중 한 명은 "목소리가 반영될 것 같냐"고 묻자 "반영시키러 가는 것 아니겠냐"고 말했습니다. 말은 그렇게 하지만 '이것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 있냐'는 뉘앙스였습니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 중 적지 않은 이들은 이번 상생 분위기에도 큰 변화가 없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큰 변화가 없었으니 이번에도 그렇지 않겠느냐는 일종의 반복학습입니다.이들이 한 가지 기대하는 것은 조만간 청와대가 발표할 상생정책입니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은 중소기업, 대기업 관계자를 차례로 불러 목소리도 충실히 들은 터입니다. 상생정책이 실의에 빠진 중소기업계를 구해낼 잔다르크가 될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입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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