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상하이엑스포 북한관 가보니...판매원 폴로셔츠 입고 '외화벌이'

상하이엑스포 북한관 전경. 큼직한 인공기가 눈에 띈다. 북한관 하루 관람객은 수백명 수준으로 다른 국가관에비해 미미하다.

[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해군 천안함이 북측어뢰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우리측 공식발표가 나오기 이틀전인 지난 18일. 중국 상하이엑스포 북한관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이미 우리 정부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 북측 소행을 입증할 물증을 확보했다는 보도가 나오던 터였다. 현재 북측이 공식적으로 대외에게 공개한 유일한 장소가 바로 중국 상하이 엑스포의 북한관이다. 기자가 엑스포장을 찾은 이날에도 수십여명의 관람객들이 황푸강변 푸둥지구 동쪽 맨구석에 위치한 북한관을 구경하고 있었다. 100미터 북쪽에 있는 한국관에 하루평균 만여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는 것과는 확실히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큼직한 인공기로만 장식된 작은 건물을 찾은 이들은 여전히 베일에 가려진 북한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차 보였다. 최근 북측이 일부 해외 언론의 취재를 막아 마찰을 빚기도 했던 만큼 긴장감이 엄습해왔다. 북측 관계자는 무뚝뚝한 표정으로 기자를 포함한 관람객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5미터쯤 되어 보이는 대동강변 주체사상탑 모형과 평양시내를 담은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상하이엑스포 북한관에서 관람객들이 주체사상탑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인민을 위한 천국(Paradise for People)'이라는 글자와 함께 서커스와 매스게임 등을 보여주는 큼직한 스크린도 보인다. 대동강 다리모형과 분수대를 중심으로 큼직한 정자와 동굴모양 고구려 고분벽화 전시물 외에는 이렇다할 볼거리가 없었다. 한쪽 벽면에 5대의 TV모니터가 쏟아내는 '발전된 북한'과 '행복해하는 인민'의 모습은 연출된 흔적이 역력해 묘한 역설을 이뤘다. 관람객들은 분수대와 정자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대고 있었다. 그러나 이내 흥미를 잃고 별 볼게 없다는 듯 행사장을 빠져나갔다.그러나 기자에게는 마치 금단의 땅을 밟은 것과같은 묘한 흥분감이 느껴졌다. 매장에서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우표와 화보 등 기념품을 팔며 '외화벌이'에 나서던 북측 관계자들은, 가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경직된 표정을 지으며 '50원'이라고 답했다. 기념우표를 구입한 기자가 "이 우표를 붙이면 평양으로도 편지를 보낼 수 있느냐"라고 농담을 건네자 헛미소만 돌아왔다.한 판매자가 북측이 그토록 경멸하는 미국산 폴로 랄프로렌 셔츠를 멋드러지게 입고있던 것도 이채로웠다.북한이 엑스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우방인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북한관은 한국관의 6분의 1수준으로 중국이 건설해 임대한 것이다. 개관 초기 분수대의 물이 새면서 보수공사를 위해 휴관하기도 했다.북한관 어디에서고 북측이 그토록 부르짖던 강성대국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조성훈 기자 search@<ⓒ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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