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팔지 말 껄 그랬어, 괜히 팔았어" 펀드투자자 A씨는 최근 땅을 치고 후회할 경험을 했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펀드 환매에 편승했다가 한 달 새 두 배에 가까운 차익을 놓친 것이다. 그가 환매한 펀드는 바로 원자재펀드. 올 들어 무섭게 치솟고 있는 원자재가격을 따라 수익률 급등의 쾌조를 부르고 있는 화제의 펀드다. 올들어 급등하고 있는 원자재 가격으로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오르고 있지만, 실제로 주요 원자재펀드에서는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그간의 손실을 만회했거나 약간의 차익을 본 뒤 서둘러 환매한 경우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설정된 지 한 달 이상 된 주요 원자재펀드에서 3월 이후 총 610억원 이상이 순유출 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까지만해도 253억원 이상 순유입 되며 인기를 끌던 원자재펀드에서 환매 움직임이 일어난 가장 큰 이유는 갑자기 급등한 관련 펀드의 수익률 때문. 올해 들어 원유와 구리, 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관련 펀드의 수익률이 개선되자 그간의 손실 폭을 좁혔거나 약간의 차익을 본 일부 투자자들이 환매에 나선 것이다. 실제로 연평균 65.32%, 1개월 수익률만 6.06%에 달하는 'JP모간천연자원증권자투자신탁A(주식)'에서는 3월과 4월 50억 가까이 자금이 순유출됐다. 국내 설정규모가 가장 큰 대표 원자재펀드 '블랙록월드광업주증권자투자신탁(주식)(H)(A)'도 연 수익률 72%, 1개월 수익률 6.88%라는 성적을 거뒀지만 자금은 3월에만 60억 가까이 빠져나갔다. 3월에 환매한 투자자들은 눈 앞에서 6.88%의 추가 수익을 놓친 셈이다. 이처럼 최근의 환매 움직임과 맞물려 단기수익에 의존하는 펀드 투자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민주영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애널리스트는 "펀드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과거 수익률이 아니라 내가 투자하고 난 이후의 수익률"이라면서 "막연한 단기 전망에 의존에 투자했다가 투자 이후에 상승흐름이 반전되는 경우도 많고, 또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민 애널리스트는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의사 결정을 하기 보다는 장기적인 경제의 기본 분석과 자신의 포트폴리오, 투자목표 등을 감안해 투자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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