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본적인 해결없이 증시하락 막기위해 급급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 전날 뉴욕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나스닥 지수는 1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뉴욕증시가 상승한 이유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딘지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것은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은행권이었다. 모건스탠리는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조정해고, 바클레이즈 캐피털이 컴퓨터칩 메이커인 인텔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올렸다. 골드만삭스는 북미지역의 대형 비료업체인 모자이크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은행권이 일부 업체들의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면서 이들 주가가 강세를 보였고 이것이 경기회복 기대감으로까지 확대되면서 전체 시장 역시 강한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은행권들이 경기가 회복되면서 이들 업체의 매출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일제히 상향조정한 것인지 고개가 갸웃거린다. 특히 전날은 5일선이 20일선을 뚫고 내려가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날인 만큼 더욱 그렇다. 은행권들의 투자의견 상향조정 소식이 없었다면 뉴욕증시는 별다른 호재 없이 지지부진한 장세를 이어갔을 것이고, 데드크로스가 발생하면서 투자심리가 더욱 위축, 큰 폭으로 하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데드크로스 발생과 맞물려 은행권이 잇따라 업체들의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면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 것은 불안에 떠는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한 일종의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상원의 의료보험개혁안 합의를 호재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개혁안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을 고려한다면 이것을 과연 호재로만 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미 정부 혹은 은행권의 태도는 배가 고프다고 울고 있는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일단 사탕을 물려주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사탕을 물려줌으로써 아이들이 당장은 울음을 그칠 수 있겠지만, 배가 고픈 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밥을 주거나 보다 적극적인 대처 방법이 필요하다.
국내증시의 상황도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살아나는 듯했던 코스피 거래대금은 다시 3조원대로 떨어지며 현물 시장 투자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 전날 코스피 지수가 그다지 많지 않은 프로그램 매물에 이리저리 휘둘렸던 것 역시 현물 시장에서의 체력이 나약했던 탓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시장 베이시스가 개선되면서 차익거래는 매수 우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지난 주 후반 이후 현물시장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가 약해지면서 비차익거래가 출회되기 시작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원ㆍ달러 환율의 가파른 상승세와도 연결지을 수 있는데, 전날에는 무려 7.5원 오른 1183.7원에 마감하면서 가파르게 상승, 투자자들의 우려감을 자극했음을 감안하면, 달러화에 대해 경계의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김지은 기자 jeki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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