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비리에 택시기사는 ‘눈물’

국가지원 못받고 비싼 가스비에 고통행정당국에 개선 요구해도 묵살당해 유가보조금을 둘러싼 법인택시 운송사업자-LPG충전소 사업자간 결탁된 토착비리와 이를 묵인한 행정당국의 소홀함에 택시기사들이 큰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유가 대책으로 정부가 마련한 지원금을 못받는가 하면 가스비 폭리에도 제대로 항의조차 못해온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특히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일부 확인한 뒤 광주 전역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혀 향후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16일 광주 서부경찰에 따르면 D운수 대표 심모(37)씨와 S운수 대표 조모(38)씨가 지난 2007년 1월께부터 3년여간 기사들에게 지급되는 국가유가보조금을 회사 법인통장으로 지급받아 각각 8000여만원과 7000여만원씩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했다.게다가 이들 업주는 특정 LPG충전소와 결탁해 가스비 폭리(ℓ당 100원)를 취하게 하면서 이 중 ℓ당 58원을 상납 받아 총 3억여원도 받아 챙겼고, LPG 사업자도 1억2000여만원의 이득을 챙겼다.이처럼 유가보조금를 횡령하고 가스비 폭리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담당 공무원의 묵인과 현행 규정의 허점 때문이라는 지적이다.실제 광주에서 한 해 100억원 규모의 유가보조금을 관리하는 광주시청 공무원 김모(49·7급)씨는 특정 법인택시회사와 LPG충전소가 결탁한 사실을 사전이 충분히 알고 있음에도 수년간 ‘모르쇠’로 일과했다.심지어 일부 기사들이 이같은 비리사실을 광주시에 알렸음에도 담당 공무원들은 ‘사실확인이 어렵다’며 수차례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유가보조금 지급을 위한 ‘차량별 결제카드’를 사업자가 일괄 관리하는 것도 큰 문제다.결국 택시기사들은 ℓ당 182~220원에 이르는 유가보조금을 받기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근무도 재쳐 놓고 수십㎞ 떨어진 충전소까지 찾아가야 하기 때문이다.이는 ‘충전소를 지정해 운영해선 안되지만 노사간 합의됐을 시에는 가능하다’라는 애매한 유가보조금 운영 지침이나 실질 충전량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자료 제출 의무가 법인택시회사에는 없는 등 행정절차상 허술함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더불어 설사 유가보조금과 관련한 잘못이 드러나더라도 택시회사는 500만원의 과태료와 3개월 지급정지 처분에 그치는 경미한 처벌만 감수하면 그만이라 사업자들이 마음 놓고 횡령과 폭리를 일삼았다.이러한 상황에서도 기사들이 가지고 있는 ‘대응카드’는 거의 없다.한 법인택시 기사는 “항의해봤자 회사를 나가라는 대답밖에 들을 수 없는데 더이상 갈 곳도 없는 처지에 어쩔 수 없다”며 “이번을 계기로 택시회사의 횡포를 원천봉쇄할 수 있기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경찰은 광주 지역 74개 법인택시회사를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행정당국의 묵인여부도 지속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광남일보 김범진 기자 bjjournal@gwangnam.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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