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만나는 삶은 달걀의 추억

요즘 골프 연령대를 보면 30~40대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들은 과거 소풍날 삶은 계란과 사이다를 맛있게 먹던 추억을 가진 세대들이다. 아련한 추억 속 계란을 우리는 이제 골프장 그늘집에서 자주 보게 된다. 그늘집 계란은 운동 중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인기가 좋다. 대부분 골퍼들은 별다른 생각 없이 간식 대용쯤으로 생각하겠지만 사실 계란 하나가 골프에 미치는 영향은 나비효과처럼 엄청날 수 있다. 영양 측면에서 보면 계란은 76Kcal로 단백질 6.5g, 탄수화물 0.6g, 지방 5g으로 구성돼 있다. 계란 노른자에는 콜레스테롤이 많아 일부 사람들은 노른자를 빼고 먹기도 한다. 하지만 계란 노른자 1개까지는 하루 권장량이기 때문에 먹어도 건강상 큰 문제는 없다. 또 콜레스테롤이 몸에 많이 해롭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콜레스테롤은 운동에 의해 손상된 근육과 혈관벽을 재생시키는 작용을 한다. 물론 콜레스테롤 수치가 과하면 혈관벽 보호를 넘어 혈관을 막아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몸이 지쳐있다면 계란 1개의 콜레스테롤로 손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게다가 만약 전날 과음을 했다면 더 그렇다. 동반자의 계란 노른자를 빼앗아 먹어보자. 콜레스테롤은 알코올을 잘 분해시키므로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시간이다. 골프는 4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알코올을 분해하는 콜레스테롤의 작용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므로 후반 라운드가 돼서야 주로 작용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보통 전반보다는 후반에 실력발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계란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타원형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공이 똑바로만 가길 기도하면서 하는 스포츠다. 그늘집 계란에 담긴 타원형의 미학을 생각하고 지친 근육과 몸을 풀어주는 계란과 과하지 않게 조금만 친하게 지내보는 것이 어떨까. 한의사 조계창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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