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직원 11일째 억류..'사실상 인질'

북한이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를 억류한지 11일째를 맞으면서 사실상 '인질화' 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나 우리 정부의 PSI 전면참여와 관련해 협상용 카드로 사용할 것이란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유씨의 억류는 1999년 '귀순공작'을 이유로 6일간 억류됐던 금강산관광객 민영미씨에 비해 훨씬 긴 것으로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과 관련해서는 최장기간이다. 현대아산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하고 있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최근 유씨의 접견을 요청한 조건식 현대아산 사장에게 북한은 "합의서에 조사중인 인원을 만날 수 있다는 규정이 없다"며 거절했다.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 관광지구의 출입 및 체류에 관한 합의서' 제10조 3항에 '인원이 조사받는 동안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한다'고 막연하게 규정된 허점을 파고든 것이다. 조 사장은 9일 석방 협의와 접견 추진을 위해 임직원 7명과 함께 개성공단을 다시 방문, 북측과 대화에 나선다.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장은 "북한이 여기자 2명을 억류해 미국의 관심을 끌고 유씨를 남한에 대한 카드로 사용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씨가 억류중인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로켓발사에 따른 안보리 제재나 PSI참여 등에 조심스럽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로켓 발사에 맞춰 전면참여를 선언할 계획이었던 PSI도 일시적으로 유예했다. 우리 정부는 유씨가 정치인질화될 경우, 국제적으로 맞대응 할 수 있음을 내비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남북간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큰 효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7일 "해당 기업에서 더욱 적극적으로 북측에 요구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정부가 국제사회와 공조해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와 공조는 중국 등을 통한 해결, 미국의 여기자 억류사건과 함께 처리될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북한학)는 "유씨의 귀환을 위해 협상하는 과정에서 남북당국간 대화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며 "우리 정부가 국면전환을 위한 카드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박현준 기자 hjunpar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