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 비트코인
    7,167,000 +0.24%
  • 이더리움 이더리움
    311,000 0%
  • 라이트코인 라이트코인
    78,000 0%
"따놓고 보자"…드론자격증, 무용지물 오명 벗을까
최종수정 2018.04.08 15:00기사입력 2018.04.08 15:00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지난 5일 드론(무인기항공기) 관련 규제를 특성에 맞게 개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체 무게뿐 아니라 성능이나 위험도 등 다양한 측면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드론 분류 기준을 바꾸는 것이 골자다. 4차산업혁명위는 지난 3~4일 천안에서 비공개로 제3차 규제·제도혁신 '해커톤(한정된 기간 안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일)' 행사를 열고 이와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안전기술원 등 공공기관, 한국드론산업협회, 드론업체 숨비, 유콘시스템, 엑스드론, 일렉버드 UAV 등 업계 측,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정부 부처 관계자들이 참여해 토론을 벌인 뒤 합의를 도출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해 12월11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밸리 기업지원허브를 방문해 산업용 드론 비행 시연을 보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논의 결과 중 눈에 띄는 부분은 드론 분류 기준의 재정립이다. 이는 기체를 띄울 수 있는 자격시험 규정과 맞물려 있는데, 현행 규정은 실무와 동떨어진 측면이 있었다. 자격증 취득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는데 실제 이를 활용할 연결고리가 부족한 실정이다. 국가공인 드론 자격증으로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시행하는 초경량비행장치조종자 자격시험이 있다. 2013년 도입된 이 시험은 기체 무게 12㎏을 초과하는 드론을 사업용으로 띄우려는 사람들이 반드시 따야 한다. 14세 이상, 해당종류 비행교육 20시간 이상을 이수하면 누구나 응시할 수 있다. 학과시험과 실기시험을 거쳐 이를 통과하면 자격증을 부여한다. 자격시험을 주관하는 국토부가 지정한 전국의 전문교육기관에서 비행경력을 채우면 학과시험이 면제된다. 교육을 위해 300만원 안팎의 큰 돈이 들지만 수요가 꾸준하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5년 전 첫 자격시험에 모두 121명이 응시해 26명이 자격증을 취득했다. 지난해에는 응시자수가 9380명으로 뛰었고, 자격증을 취득한 인원도 2960명으로 100배 이상 늘었다. 드론이 4차산업의 핵심 영역으로 꼽히고 방제나 항공촬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쓰임새가 늘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임하는 응시자들도 부쩍 많아진 결과다.

교통안전공단은 응시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전국 6개 시험장(전주시, 순천시, 김해시, 옥천군, 홍천군, 파주시)에서 현행 월 7일 치르던 시험횟수는 이달부터 4일씩 추가했다. 공단 관계자는 "국토부 지정 전문교육기관이 지난달 24곳에서 33곳으로 늘었고, 사설교육기관까지 합치면 전국에 180여곳이 운영 중이다. 원래 교육기관별로 월 1회 응시 기회를 부여했는데 두 달 넘게 기다려도 시험을 못 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격시험을 확대했다"고 말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드론쇼[사진=인텔 제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그러나 자격증을 가진 이들이 기체무게 12㎏ 이상의 드론을 영리 목적으로 활용할 기회는 많지 않다. 항공촬영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방송계 관계자는 "드론에 카메라가 부착된 헬리캠이 보편화되고, 조종법도 크게 어렵지 않아서 대다수 카메라 감독들이 금방 익히고 쓴다. 이들 중에 관련 자격증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소형 카메라를 부착하더라도 무게가 4~5㎏에 불과해 자격증이 없어도 드론을 띄우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현행 항공사업법과 항공안전법에 따르면 기체중량 12㎏이하의 드론은 자격증 없이 장치신고만 하면 사업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여기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에서 주목받았던 드론쇼는 인력보다 기술의 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인텔이 선보인 드론쇼에 동원된 드론 1218대는 사람 한 명이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일사분란하게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래서는 자격을 가진 수많은 드론 조종 전문가들이 불필요해질 수밖에 없다.

드론 업계 관계자는 "정찰이나 방제 등의 목적으로 드론을 쓸 경우 기체중량이 늘고, 안전사고 위험도 있어 숙련된 조종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12㎏ 초과라는 무게 규정을 뒀는데 현재로서는 자격증 소지자들이 이를 활용할 일거리가 매우 부족하다"고 했다. 드론을 미래 산업으로 여겼던 응시자들도 이러한 현실 때문에 애써 딴 자격증을 묵혀두거나 교관, 방과 후 학교 지도자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 관계자는 "결국 자격증 취득을 위한 교육기관만 성행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국토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화된 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자격시험을 도입했는데 취득자수가 최근 2~3년 새 급증했고, 관련 기준도 당초 의도와 달리 실무와 괴리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오는 9월까지 단순 기체 무게가 아니라 성능과 위험도 등 여러 측면을 반영한 드론 분류 기준을 만들 계획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프리미엄 인기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