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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4000억 영구CB, 고금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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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업계 "장기간 감당 무리"…"상환 안정성 높이려면 불가피" 반론도

[아시아경제 임정수 기자] 아시아항공이 KDB산업은행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4000억원 규모의 영구전환사채(CB)를 두고 고금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나치게 금리 부담이 높다는 주장과 정부 지원 자금인 만큼 고금리로 상환 안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동시에 제기된다.


정부가 23일 아시아나항공에 1조6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기로 한 후 곧바로 아시아나항공은 만기 30년짜리 영구CB 발행을 공시했다. 만기일은 2049년 4월로, 정해진 30년이 지나면 만기를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사실상 만기가 영구적인 영구채다. 아시아나항공은 사채의 중도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콜옵션(Call-option)을 보유하고 있다. 발행 후 2년 후부터 중도 상환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하지만 투자은행(IB)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영구CB를 사실상 2년 만기 차입금으로 평가하고 있다. 영구CB 발행금리가 상당히 높아 이자 비용을 장기간 감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아시아나항공 영구CB의 발행금리는 연간 7.2%다. 발행 후 2년 후에 조기 상환하지 않으면 연 2.5%포인트 이상의 이자 비용이 늘어난다.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직전 이자율에 매년 0.5%씩 이자가 가산되는 구조다. 2년후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연 10% 또는 그 이상의 이자 비용을 물어야 한다.


이는 산업은행이 현대상선 영구CB를 인수할 때의 발행조건과 대비된다. 현대상선이 지난해 산업은행을 인수자로 발행한 30년 만기 영구CB의 발행 금리는 3%로 책정됐다. 심지어 콜옵션 행사일도 발행일로부터 5년 후다. 발행 후 5년 동안은 3%의 이자 비용만 들여도 회계상 자본으로 인식되는 영구채를 유지할 수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한 5년 만기 CB의 표면금리도 2%에 불과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매각이 결정된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보기에는 금리 수준이 상당히 높다"면서 "현대상선에 대한 자금 지원책과 비교하면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산업은행의 시각이 어느 정도인지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고금리 영구CB는 향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는 인수 후보들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산업은행의 자금 지원 없이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7%대의 영구CB 금리를 지나치게 높다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만기가 줄줄이 도래하는데 자산유동화증권(ABS) 등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 모두 막힌 상황"이라며 "정부 자금 지원이기 때문에 금리를 최대한 높여서라도 상환 안정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임정수 기자 agreme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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