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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주범' 신용파생상품 위험…"CLO, 10년만에 2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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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주범' 신용파생상품 위험…"CLO, 10년만에 2배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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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인 신용파생상품 시장이 다시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과 미국 규제 당국이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금융청은 오는 3월부터 일본 내 은행과 신용금고 등 금융기관에 신용파생상품 보유 규정을 새로 도입한다고 밝혔다. 금융기관이 발행액의 5% 미만으로 보유하는 신용파생상품의 경우 위험도가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간주하고, 발행주체가 5% 이상 보유하지 않을 경우 거래가 이뤄질 수 없도록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2008년 리먼 쇼크의 발단이 된 신용파생상품의 위험 확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당시 금융위기의 직접적인 도화선이 됐던 부채담보부증권(CDO) 발행은 줄었지만, CDO의 일종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시장이 급격히 몸집을 키우면서 곳곳에서 위기의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신용파생상품 시장인 미국에서 CLO의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6100억달러(약 687조원)로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난 2008년의 2배를 기록했다.


CLO의 인기로 지난해 미국의 전체 신용파생상품 시장은 1조6000억달러(약 1800조원)로 정점을 찍었던 2007년의 85%(1조3600억달러) 수준까지 급증했다. 리먼 사태의 불씨가 된 CDO 잔액은 20~30% 줄었지만, CLO 잔액이 팽창하며 신용등급 'BB' 이하의 기업에 대한 레버리지론의 규모는 1조1000억달러(약 1238조원)로 6년 만에 두배로 뛰었다.


양적 완화 정책에 따른 선진국의 금리 하락 기조가 이어지며 2012년부터 금융기관들이 신용도 낮은 기업들에 제공한 대출채권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CLO 상품이 인기를 얻었다. 일반 금리(2%)의 2배 이상에 달하는 4%대 고금리를 보장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이 주효했다.


고위험·고수익 파생상품을 선호하는 일본 은행들의 CLO 잔고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주요 은행·신용금고 등 금융기관의 신용파생상품상품의 보유 잔고는 레버리지론을 담보로 한 CLO 상품의 주도로 지난해 9월말 34조2870억엔(약 348조원)으로 5년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당국도 CLO 투자 열기를 경계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해 11월 금융안정보고서에서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한 기업부채의 비율이 기록적으로 높아 신용도가 하락할 조짐이 있다"고 지적했다. Fed에 따르면 레버리지론과 같은 위험 부채의 증가율은 2016년에 '0'수준까지 둔화했다가 지난해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5% 반등했다.



위험은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CLO 시장에서 개발 자금을 조달해 온 미 셰일원유·가스 관련 기업들의 자금이 일부 이탈하기 시작한 것이다. 유가가 급락한 작년 말 셰일 관련 기업들의 수익 부진을 우려로 투심이 급랭한 결과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시티그룹이 발행한 레버리지론 중 지난해 12월 액면가를 상회해 거래된 비중은 0.9%에 불과했고, 나머지 99.1%는 원금손실을 감수하고 자금을 빼내간 것으로 나타났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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