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제재' 재개 이후 이란 해커들이 핵 전문가와 관련 공직자들의 이메일을 해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런던에 본부를 둔 보안단체 셰르파에 따르면 ‘차밍 키튼’이라는 이름의 이란 해킹단체가 지난 한 달 동안 미 재무부 관리 12명의 이메일 해킹을 시도했다. 해커들의 공격 대상에는 미국 이란간 핵협정 관련자들과 미 싱크탱크 직원, 이슬람계 원자력 학자 등이 포함됐다.
미국기업연구소(AEI)의 전임 연구원인 프레드릭 케이건 학자는 "이번 미국의 대이란 제재조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내려는 목적으로 미 관료들과 핵 전문가들의 이메일에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차밍 키튼은 실수로 자신들이 운영하는 서버 중 하나를 열어놨고 이를 통해 해킹 공격 대상자들의 명단이 세상에 알려졌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명단에는 총 77개의 구글 지메일과 야후 메일 주소가 포함돼 있었으나 이는 전체 작전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케이건 학자는 “핵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한 이란이 왜 핵 전문가들을 목표로 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해킹 사실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차밍 키튼이 이슬람 국가들의 이익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번 해킹 공격 대상자에는 파키스탄 국방부의 민간 핵 프로젝트를 연구하는 과학자와 요르단 람타 소재 원자로의 선임 운영자, 시리아 원자력위원회의 고위 연구원 등 이슬람계 핵 전문가도 대거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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