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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미얀마 쌀 수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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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쌀에 유럽지역 쌀가격 폭락…이탈리아 쌀 시장가 3분의 1가격
농민들 반발에 긴급관세부과 추진…EU에 21만t 수출한 캄보디아 충격

캄보디아·미얀마 쌀 수출 비상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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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유럽 농민들이 캄보디아와 미얀마의 수입쌀 때문에 쌀농사를 못 짓겠다고 아우성이다. 두 나라에서 수입하는 쌀 때문에 가격이 폭락하는 등 피해가 극심하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유럽연합이 긴급관세 부과를 추진하고 있어 캄보디아에는 비상이 걸렸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작년 말 이탈리아 등 13개국은 EU 집행위원회(EC)에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해달라고 제소했다. 공정성에 초점을 맞춘 반덤핑이나 반보조금 관세와 달리 세이프가드는 '급격한' 수입에 의해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경우 긴급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제소를 받은 EC가 지난 3월 조사한 결과 두 나라의 수입쌀로 EU의 쌀 산업이 큰 피해를 봤다는 결론을 내렸다. EU 농업생산자단체인 코파-코게카(Copa-Cogeca)에 따르면 2012년 9000t에 불과했던 두 나라 수입쌀이 작년에는 무려 36만t으로 급증했다. 이탈리아 농림식품부는 시장가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은 캄보디아 인디카 쌀 때문에 경쟁이 어려워지자 EU 농민들이 자포니카 쌀 재배로 전환했으며, 그마저도 과잉생산으로 최대 60%까지 가격이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는 EU의 전체 쌀 생산량 300만곘가운데 50% 이상을 생산하며, 이어 스페인(29%), 그리스(8%), 포르투갈(6%) 순이다.


결국 지난 4일 EU이사회가 캄보디아와 미얀마 수입쌀에 대해 3년간의 긴급관세 부과안을 심의ㆍ표결했으나 찬성이나 반대 모두 가중다수결(qualified majority)을 얻지 못하면서 최종 결정권이 EC의 몫으로 넘어갔다고 주요외신들이 보도했다.


EU가 긴급관세를 부과할 움직임을 보이자 캄보디아는 충격에 빠졌다. EU가 최대 쌀 수출시장인 캄보디아와 달리 미얀마의 최대 쌀 수출국은 중국으로, EU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작다. 올해 9개월 동안 캄보디아는 총 39만t의 쌀을 수출했으며, 이중 54%에 해당하는 21만3000t을 EU에 수출했다. EC가 발의한 긴급관세안에 따르면 첫해인 내년 1월 1일부터 두 나라 수입쌀에 t당 175유로, 두 번째 해 150유로, 세 번째 해는 125유로의 관세가 부과된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될 경우 첫해에 FOB(본선 인도조건) 가격(740∼935달러)의 최대 26%에 달하는 관세가 부과되면서, 캄보디아는 농가는 물론 도정업체와 수출업체에 이르기까지 쌀산업 전 분야에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프놈펜 안길현 객원기자 khah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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