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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표결 미룬 英총리, EU지도부 만난다…더 커진 불확실성(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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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표결 미룬 英총리, EU지도부 만난다…더 커진 불확실성(종합)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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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수세에 몰린 영국 정부가 결국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Brexit) 조건을 담은 합의문의 의회 표결을 공식 연기했다. 의회의 거센 반발로 부결이 확실시되자 EU측과 만나 타개책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EU측은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내년 3월 말까지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한채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딜(no deal)' 가능성이 더 커졌다는 우려도 잇따른다.

파이낸셜타임스(FT)과 BBC방송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투표를 하루 앞둔 10일(현지시간) 의회에 출석해 "상당한 차이로 부결될 수 있다"며 표결일자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합의문이 비준을 얻기 위해서는 총의석에서 의장 등 투표 미참여자를 제외한 하원의원 639명 가운데 과반인 320명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여당인 보수당에서조차 100명 이상이 공식적으로 반대의사를 표한 데 따른 조치다.


메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한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안전장치'가 없으면 브렉시트 합의 역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관련 우려를 해결하면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EU정상회의에 앞서 회원국 정상들, EU집행위 지도부 등과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브렉시트 전환기 중 '안전장치' 가동을 결정해야 할 때가 오면 의회에 발언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추후 표결시점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의회표결 미룬 英총리, EU지도부 만난다…더 커진 불확실성(종합)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메이 총리는 11일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 장 클로드 융커 EU집행위원장,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 등과 만날 예정이다. 오는 13~14일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EU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들에게 영국 내 상황을 설명하고 합의문 내 일부 개정을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FT는 "메이 총리의 (표결 연기) 결정은 EU측에서 어떠한 양보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라고 전했다. 가디언은 "메이 총리의 플랜B는 시간벌기"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영국의 요청에 EU가 얼마나 응할 지는 미지수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재협상은 없다"고 재차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영국 의회의 비준을 용이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논의할 용의는 있다고 밝혀 대화의지는 표명했다.


메이 총리가 EU잔류파와 강경 브렉시트파 등으로 분열돼 있는 영국 의회의 목소리를 모두 반영한 수정안을 만들 수도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내각 관계자는 "어떤 종류의 계획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보수당 내에서도 단일시장 및 관세동맹 즉시 탈퇴를 외치는 강경 브렉시트파, EU와의 경제관계를 유지할 것을 주장하는 소프트 브렉시트파, EU회원국이 아니라도 단일시장에 남는 노르웨이식 모델 등 의견이 분분하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제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메이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고 있다. 노동당은 EU측과의 논의를 지켜본 후 정부 불신임을 추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표결 연기로 인해 노딜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은 더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날 달러 대비 파운드화는 폭락세를 나타내며 2017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노무라의 외환시장 담당인 조던 로체스터는 메이 총리의 의회 출석을 앞두고 "표결 연기는 리스크를 더 확대시킨다"고 평가했다. 소시에테 제네랄SA의 전략가인 케네스 브루스 역시 "최악의 경우는 (정부가 의회에 보고해야하는)1월21일까지 의회 표결이 이뤄지지 않는 것"이라며 "장기화할수록 파운드화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의회표결 미룬 英총리, EU지도부 만난다…더 커진 불확실성(종합)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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