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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 증시]“미·중 무역전쟁 휴전협정 공고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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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 합의에 대한 회의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중국에 저유가·저금리·저달러라는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준 만큼 두 나라의 휴전 협정은 공고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한편, 내년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가 심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지난 1일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만나 무역전쟁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합의했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회의론이 강하다. 이러한 회의론은 지난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CFO가 캐나다에서 체포된 사건 때문에 더 힘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미국 주가지수는 휴전 합의를 전후해 잠깐 상승하다가 저항선을 뚫지 못하고 다시 연저점으로 하락했고, 미국 금리는 양국의 합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줄곧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채 10년과 2년의 차이인 장단기금리차는 14bp까지 좁혀졌고, 일부에서는 이를 '미국의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기도 하다.

미중 합의에 대한 회의론이 득세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번 합의가 뭔가 이상하다는 데 있다. 미국이 양보한 것은 '2000억 달러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현재의 10%에서 유지하고 25%로 인상하는 계획을 90일간 유예한다'는 것 밖에 없는데, 중국은 90일간 미국 기업의 지식 재산권 보호, 미국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제 예방, 미국에 대한 해킹 공격 중지, 비관세 장벽 철폐 등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 대해 협의하기로 했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주고 받는 것에 너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번 합의를 성실히 이행할 가능성이 낮다'고 금융시장이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판단은 다르다. 미국은 중국이 원하는 아주 중요한 것을 이미 제공했고, 또 앞으로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본다. 우리나라가 1980년대 경제성장률과 주가지수가 급상승한 배경에는 저유가, 저금리, 저달러라는 3저(低)가 있었다. 여기서 금리는 미국금리를 의미한다. 한국처럼 원유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고 산업화를 위해 외화가 필요하고 공산품을 수출하는 나라는 유가와 미국금리, 달러화가 가장 중요한 매크로 변수이다. 이를 '매크로 빅3'라고 부를 수 있다.

중국도 경제구조가 한국의 1980년대와 비슷하기 때문에 3저 시기에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고, '고유가/고금리/고달러'라는 3고 시기에는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을 수 있다. 사실 유가와 달러화는 서로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3저나 3고 환경이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유가와 미국금리가 오르고 달러화도 강세로 가면서 중국으로서는 가장 고통스러운 매크로 환경이 조성됐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카슈끄지 살해 연루에도 불구하고 그를 옹호하며 사우디의 원유 감산을 통제하고, 10월 18일부터는 원유 시장에 직접 개입하면서 75달러까지 치솟던 WTI 기준 유가를 50달러까지 낮췄다. 게다가 9월말 "중립금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했던 파월 미 연준의장이 불과 2개월만에 "현재 중립 금리 근처에 있다"라고 말을 바꾸도록 했다. 덕분에 미국 금리도 큰 폭으로 낮아졌다. 아직 달러화 약세까지는 만들지 않았지만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 혹은 금리를 인상하되 향후 상당기간 인상을 보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달러화 약세까지 만들어 중국에 큰 이익을 안겨주는 셈이다. 원유 수입만 해도 중국은 하루 800만 배럴 이상을 수입하기 때문에, 배럴당 유가를 20달러 낮추면 중국은 연간 외화 지출을 약 600억 달러 줄일 수 있다.


우리는 중국이 '매크로 빅3'를 자국에 우호적으로 만들어준 트럼프 대통령과의 휴전협정을 파기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본다. 현재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회의적인 상태이기 때문에 악재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과 중국 사이의 휴전 협정이 공고하다는 점과 중국이 미국과의 휴전 협정을 더 연장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투자자들의 심리도 안정을 찾고 글로벌 주식시장도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투자자들은 위안화 환율이 하락 하면 미국과 중국의 협정이 유지될 것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올해 전세계에 몰아친 포퓰리즘 바람과 글로벌 주식시장을 강타한 보호무역주의는 내년에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우선 미국의 2020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한층 강하게 미국우선주의를 외칠 것이다. 지난 10월에는 다음 무역전쟁 타깃으로 관세장벽이 높은 인도와 브라질을 지목 한 바 있어 통상마찰이 중국 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유럽에서는 난민문제가 점차 심각해지며 주요국 정치판도가 뒤바뀌고 있다. 이탈리아와 헝가리에서는 반유럽연합(EU) 세력이 이미 정권을 잡았으며 독일·프랑스 등에서도 반난민 구호를 내건 극우 정당들이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트럼프의 책사로 불린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까지 합세해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EU 성향의 의원을 3분의 1 이상 진출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렇게 되면 유럽에서도 EU라는 미명하에 유지되어 왔던 공동체 의식보다 각국의 자국우선주의가 대두될 수 있어 정치적·경제적 충격이 예상된다.


내년 4월 예정된 인도와 인도네시아의 선거는 아시아 지역의 핵심 이벤트다. 인도 모디 총리의 소속정당인 인도국민당(BJP)은 힌두 민족주의와 시장 자유의 결합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메이드 인 인디아(Made in India)’ 라는 제조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며 수입 관세를 높이는 등 보호무역주의로 방향을 전환해 주요 교역국과의 마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내년 4월 17일 대선과 총선이 동시에 치러지며, 1억8000만명이 넘는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할 예정이다. 현직 대통령인 조코 위도도가 47%의 지지율을 보이며 연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임기 동안 위도도 대통령은 경제 개혁, 시장 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준비하며 러닝메이트로 이슬람 종교 지도자인 마루프 아민을 지명해 시장의 우려를 샀다. 그간 쌓아온 인도네시아의 개방적이고 다원주의를 추구하는 이미지와 상반되게 정치·경제적으로 보수적인 면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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