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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재기·폐점…혼란 커지는 베네수엘라, '화폐개혁 극약처방' 소용없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9초

사재기·폐점…혼란 커지는 베네수엘라, '화폐개혁 극약처방' 소용없나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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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살인적인 고물가와 경제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20일(현지시간)부터 적용되는 대대적인 화폐개혁을 앞두고 혼란에 휩싸이고 있다. 물가가 폭등할 것을 우려한 시민들이 우르르 상품 사재기에 나서는가 하면, 아예 폐업을 결정한 상점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렇지 않아도 압도적인 실업률과 이민문제가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잇따른다.

경제매체 CNBC를 비롯한 주요 외신은 지난 주말 베네수엘라 각지에서 많은 상점들이 문을 닫으며 혼돈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 17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대국민연설을 통해 화폐개혁과 최저임금 인상을 골자로 한 '90일 경제회복 계획'을 발표한 데 따른 여파다.


CNBC는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들을 놀라게했던 전면적 발표"라고 전했다. 스카이뉴스는 "베네수엘라인들이 상점으로 달려가 미리 상품을 사들이고 있다"며 "혼란스러운 시나리오"라고 언급했다. 새 통화인 '볼리바르소베라노'는 기존 볼리바르를 10만대1로 액면절하했다. 월 최저임금은 1800만볼리바르소베라노(약30달러·0.5페트로)로 올 들어 다섯번째 인상됐다. 암시장 거래환율 등을 감안하면 기존 대비 사실상 34배 수준이다.

베네수엘라 북부 파라구아나에서 철물자재점을 운영하는 조니 에르에라는 "(최저임금 인상분을)지급할 여력이 없어 직원 2명을 해고해야 한다"며 "가게 문을 닫고 (이민을)떠나는 게 좋지 않을까 고민스럽다"고 우려를 표했다. 빵집 주인인 루이스 바칼로 역시 "파산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며 "우선 제품 가격을 올리고 직원들을 해고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대상으로 3달간 최저임금 인상분을 충당하는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혼란은 가시지 않고 있다. 얼마만큼의 재정이 투입되고, 어떤 식으로 지급될 지 등 세부내용이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재원조달 방안도 공개되지 않았다.


경제학자 루이스 올리베로스는 "현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수천개에 달하는 기업이 문을 닫고 많은 이들이 직장을 잃게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수차례 단행됐던 화폐개혁과 마찬가지로 오히려 시장불안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또 다른 경제학자 장 폴 레이덴즈는 재정·자금상황을 감안할 때 "1990년대 브라질의 선례를 따르고자 하는 베네수엘라의 희망은 근거가 없다"고 비관론을 제기했다.


지난해 기준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2600%를 웃돌았다. 2014년 이후 베네수엘라를 탈출한 난민규모는 230만명으로 파악된다. 현지에서는 21일 전국적인 연합 파업이 예고된 상태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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