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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兆 쏟아부었는데 '미끄럼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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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재계투자 끌어냈지만 코스피 하락세
삼성·현대車 등 상장사 주가도 내리막

333兆 쏟아부었는데 '미끄럼 증시' 원·달러 환율이 터키발 금융 불안 속에서 전 거래일보다 2.1원 오른 1136.0원에 거래를 시작한 14일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41p(0.06%) 오른 2249.86에 장을 열었다. 코스닥은 2.68p(0.35%) 오른 758.33에 개장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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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땐 투자 발표뒤 반짝효과
MB땐 세계금융위기 등으로 등락 반복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벌써 333조원. 현재까지 국내 재계의 6개 그룹이 밝힌 역대급 투자 규모다. 고용률과 가계소득 증가율은 낮아지고 실업률은 높아지는 등 경제지표가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위기 탈출을 위해 문재인 정부가 내민 회심의 카드다. 이는 모멘텀이 실종된 국내 증시에 다시 온기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과는 달랐다. 경제난국의 조짐은 더욱 뚜렷해졌고 코스피는 15개월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삼성, 현대차, LG, SK, 신세계, 한화 등 투자계획을 밝힌 그룹 상장사의 주가는 발표 당일에만 반짝 상승했을 뿐 줄줄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벌써부터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차 징크스에 빠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진다. 심지어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과거의 '보여주기식' 관행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


과거 사례를 보면 김영삼정부 이후 박근혜정부까지 세계화ㆍ햇볕정책ㆍ행정수도ㆍ4대강ㆍ통일대박 등 각 정권의 대표정책이 통상 집권 2년차에 본격화됐다.

직전인 박근혜 정부 때는 경제 부흥의 수단으로 '창조경제'를 제시하며 재계 투자를 이끌어냈다. 박 전 대통령은 17개 창조경제혁신센터 중 15곳의 개소식에 직접 참석하며 해당 기업 총수와 의견을 나누는 등 재계와 '스킨십'을 했다. 이에 혁신센터를 지원하는 16대 기업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총 136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증시흐름은 우상향을 이어갔다. 2015년 1월 초 1900선 초반대에서 움직이던 코스피는 두달여만에 2000선 인근까지 오르며 투자계획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하지만 투자계획을 발표한지 6개월 만에 다시 1900선을 밑돌며 오히려 발표 전보다 떨어졌다. 반짝 효과에 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보다 앞선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시장의 기대감은 컸다.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만큼 경제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주가 5000을 확신하면서 주식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하지만 취임 첫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 코스피는 2008년 11월 1076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때부터 30대 그룹의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30대 그룹은 2009년 75조원, 2010년 87조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바닥을 찍은 증시도 2009년부터 회복, 2011년 22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찍었지만그해 8월 유럽 '재정위기'로 폭락하며 한때 1640선까지 밀렸다.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려면 기업들의 제대로 된 투자집행이 실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과거 보여주기식 투자 발표가 부실화로 나타나면서 오히려 금융위기로 번졌던 만큼 이번에도 이 같은 관행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그룹 총수의 첫 간담회에 앞서 재계는 투자 및 고용 관련 계획을 일괄적으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는데 이는 과거 주요 대기업 그룹이 새 정부 출범 직후 '보여주기식'으로 고용과 투자 계획을 내놓던 관행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다시 예전과 같은 관행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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