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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쇼크에 휘청이는 신흥국 '미친 월요일'…페소·루피화도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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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쇼크에 휘청이는 신흥국 '미친 월요일'…페소·루피화도 폭락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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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터키발(發) 외환위기의 공포가 신흥국 금융시장을 덮쳤다. 리라화 폭락사태가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등 신흥취약국들에 이른바 '도미노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13일(현지시간) 페소화와 루피화의 가치는 역대 최저수준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아르헨티나 외환시장에서 페소화환율은 한때 30페소 초반까지 치솟았다가 종가 기준 달러당 29.97페소를 기록했다. 환율이 높아지면 통화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로, 이날 달러 대비 페소화가치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아르헨티나 국채금리는 역대 최고치로 치솟으며 가격 하락에 따른 자본유출 우려를 한층 높였다.


통신은 "터키의 붕괴가 신흥시장을 잠식했다. 미친 월요일(manic monday)"라며 "이날 터키 정부가 발표한 시장안정화 조치가 리라화 폭락을 막기에 불충분하다고 판단된 데 따른 '심리적 여파'가 크다"고 전했다. 일간 가디언은 "가장 큰 피해자는 페소화와 랜드화"라고 꼽았다.

앞서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르헨티나는 즉각 기준금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인상, 환율방어에 나섰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45%로 5%포인트 인상했다. 중앙은행은 "해외정세와 물가상승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최소한 10월까지는 금리를 내리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는 9.2% 하락해 약 2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갈아치웠고, 인도 루피화 가치도 달러당 69루피 후반대로 역대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증시에 이어 뉴욕 증시에서도 3대지수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취약고리'로 꼽히는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통화약세가 지속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가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잇따른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이 금리인상 흐름을 이어가고 있고 강달러 추세도 지속되고 있어 신흥시장에서 자본유출이 이뤄지기 쉬운 상황"이라며 "부채 팽창은 신흥국들이 전반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고 우려했다. 신문에 따르면 터키의 대외채무는 4500억달러(약 510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터키의 외환보유액을 4배 웃도는 규모다.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도 각각 3500억달러, 2300억달러의 대외채무를 안고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미국이 터키에 대한 경제제재에 나선 것도 불안감을 더하는 요소다. 더욱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며 '불에 기름을 붓는 구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앙카라에서 열린 행사에서 "미국은 한쪽으로는 전략적 동반자라고 하면서, 다른 쪽으로는 전략적 동반자의 발 앞에 총을 발사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리라화 폭락사태에 대해서는 '터키 공격'이라고 표현한 후 "터키의 경제 펀더멘털은 견고하다"고 반박했다.


노무라 인터내셔널의 통화전략가인 조단 로체스터는 "현 사태를 멈추기 위해서는 금리인상,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 신청, 리라에 대한 시장신뢰 회복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불행히도 현재 모든 부분에서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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