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G7성명 백지화…“트럼프, 북미회담서 나약함 보이지 않으려는 것”
최종수정 2018.06.11 07:44기사입력 2018.06.11 07:43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9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 주 샤를 부아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이틀째 회의에서 팔짱을 끼고 앉아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얘기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마치고 싱가포르로 향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 공동성명을 백지화하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가시돋친 설전을 주고 받은 것에 대해, 곧바로 이어질 북한과의 협상을 고려한 방침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CNN 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유약함을 봐서는 안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트뤼도 총리의 기자회견 발언을 문제삼아 G7 공동성명을 승인하지 않은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을 위한 여정에 나서면서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커들로 위원장은 김 위원장을 '미친 핵 폭군'이라고 언급하면서 동맹국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더 지지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은 G7 회의가 열린 캐나다 퀘백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트위터를 통해 "G7 정상회의에서 온화하고 부드럽게 행동해놓고 내가 떠난 이후에 기자회견을 했다. 매우 정직하지 못하고 나약하다"고 트뤼도 총리를 공격했다.
또한 그는 "트뤼도 총리가 기자회견에서 했던 거짓발언, 캐나다가 미국 농부와 노동자, 기업에 막대한 관세를 물리고 있다는 사실에 기반해 미국 대표단에게 공동성명을 지지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며 "우리는 수입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언급된 거짓발언은 트뤼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출국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관세부과 조치가 "모욕적"이라며 보복조치 의사를 트럼프 대통령측에게 전했다고 한 부분이다.

이날 G7 정상들은 보호무역주의와 관세장벽을 배격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지만, 이 같은 설전으로 사실상 백지화됐다. 당초 공동성명에는 "우리는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호혜적인 무역과 투자가 성장 및 일자리 창출의 주요 동력임을 인정한다"는 문구가 포함돼 있었다.

커들로 위원장은 트뤼도 총리의 회견에 대해 "아마추어 같고, 미숙하다"면서 "트뤼도 총리의 언급이 트럼프 대통령을 G7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 빠지도록 자극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트뤼도 총리가 회견에서 미국이 관세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고 그들은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면서 "트뤼도 총리는 우리의 등에다 칼을 꽂은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도 폭스TV에 출연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호의를 베풀었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신뢰없는 외교를 벌이고 문밖을 나서자마자 칼을 꽂으려 했던 해외지도자들에게는 지옥에나 자리가 있을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캐나다 외교부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이은 신랄한 발언에 대해 "캐나다는 외교에 있어 인신공격을 하지 않는다"며 "특히 동맹국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인신공격을 자제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G7 성명을 두고 내린 결정에 대해 "놀랄 일이 아니다"라며 앞서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이란핵협상을 거론했다. 그는 "280자의 트위터 문자로 단 몇초만에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꼬집었다. G7 회의에는 미국 외에도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일본의 정상이 참석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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