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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한 외국인, 확실한 것만 담는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6초

북한리스크 완화에도 순매도
지난달부터 1조원 넘게 팔아
실적 증가한 종목에만 투자


냉랭한 외국인, 확실한 것만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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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첫번째 요인이었던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에도 국내 증시에서 등돌린 외국인이 돌아오지 않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 눈앞으로 다가왔지만 외국인은 최근 2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8000억원 가까운 순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다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연초보다 낮아지면서 비중 축소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SK하이닉스와 삼성전기 등의 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는 종목은 장바구니에 담고 있다. 확실한 주가 상승 동력인 '실적'에 투자하는 모습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북관계가 진전을 보이기 시작한 지난달부터 23일까지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1489억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 이틀 동안 7843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11년 만의 남북 정상회담 개최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 냉담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은 국내 금융시장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 중 하나"라며 "최근 유례없는 평화 진전 논의들이 이어질수록 국내 증시시장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기대도 하게 되지만, 드라마틱한 수급 개선의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로 2000년과 2007년 2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전후의 주식 시장은 지정학적 위험이 경감될 것에 대해 주가, 원ㆍ달러 환율 등에 선반영됐다가 재료 소멸 이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면서 "강달러 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들에게 환차익의 매력을 발산하기 어러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채권금리의 기준 역할을 하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 움직임도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흔들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3일(현지시간) 2.998%까지 상승해 4년래 최고치 경신했다. 장중 3%선을 찍기도 했다. 전승지 삼성 선물 연구원은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기대와 지표 호조가 금리 상승 압력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국채금리가 3% 저항선을 뚫는다면 증시에서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여기에 올해 첫 어닝시즌이 돌입됐지만, 실적 전망이 연초보다 낮아진 것도 악재다.


이 같은 불안정한 상황에 외국인들은 이익이 증가한 종목엔 화답했다. 지난달 이후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SK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물산, NAVER, 삼성바이오로직스, LG, 엔씨소프트 등이 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SK하이닉스다. 외국인은 6868억원 어치의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였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영업이익과 매출액이 각각 전년대비 77%, 38.6% 증가한 4조3673억원, 8조71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두번째 실적이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50.1%로 역대 최고다.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유지된 결과다. 이어 삼성전기(3824억원), 삼성물산(2665억원), NAVER(2144억원), 삼성바이오로직스(1726억원), LG(1469억원) 순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강달러 추세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5월을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흥국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면서 6~7월에 오버슈팅이 나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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