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상장사 실적, 기대 못 채웠지만 '선방'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7초

지난해 4분기, 환율 하락·엔화 대비 원화 강세·기업 비용처리 몰려…예년 대비 평균 괴리율은 크게 줄어

상장사 실적, 기대 못 채웠지만 '선방'
AD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주요 코스피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예년의 4분기가 그랬듯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선방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실적을 발표한 상장기업 중 시장 추정치가 존재하는 233개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은 39조1000억원, 순이익은 25조1000억원으로 추정치를 각각 16.1%, 29.7% 밑돌았다. 다만 최근 4년 동안 4분기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추정치 대비 평균 괴리율이 -29.7%, -43.6%였던 점을 감안하면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코스피 기업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삼성전자를 제외해도 예년에 비해 양호한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코스피 기업의 지난해 4분기 시장 추정치 대비 영업이익 괴리율은 최근 4년 평균 -30.8% 대비 개선된 -21.9%를 기록했다. 순이익 괴리율 역시 최근 4년 평균 -57.0%에 달했으나 -44.7%로 줄었다.

지난해 4분기 실적 부진의 배경은 크게 원ㆍ달러 환율 하락, 엔화 대비 원화 강세, 기업들의 비용처리 집중 등이 꼽힌다. 지난해 4분기 원달러 환율이 6.8% 하락하면서 원화 기준 수출이 부진했고, 엔화 대비 원화 강세로 일본과 수출 경쟁 시 가격 경쟁력에서 불리했던 탓이다. 지난해 3분기까지 원화와 엔화는 달러대비 비슷하게 강세를 보였지만 10월 중순 이후 원화가 엔화에 비해 큰 폭으로 강세를 보이면서 부정적 환경이 이어졌다.


여기에 관행적으로 4분기에 몰리는 기업들의 비용처리가 집중된 결과가 더해졌다. 실제로 2001년 이후 2016년까지 깜짝 실적을 발표할 확률은 1분기와 2분기 각각 76.5%, 3분기 41.2%인 반면 4분기에는 18.8%에 불과하다. 추정 실적 대비 발표치도 4개 분기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다.


업종별 괴리율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증권, 유통, 반도체, 에너지, 운송 등 업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추정치 대비 괴리율 크지 않았지만 건설, 자동차, 디스플레이, 유틸리티, 조선 등 업종은 기대치를 크게 하회했다. 유틸리티와 조선의 괴리율은 '어닝 쇼크' 수준인 -100%를 초과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건설은 수천억원 규모의 잠재된 부실을 한꺼번에 떨어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예년 평균 괴리율과 기업의 회계처리 관행 부정적인 요인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관행에 따라 4분기 실적이 항상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4분기 실적은 과거 대비 크게 줄어든 양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도 "영업이익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전형적인 4분기 효과가 나타난 시기로 나쁘지 않는 성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선방한 것으로 평가받는 4분기 실적 덕에 올해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예상 영업실적을 공시한 기업을 기준으로 한 올해 매출액 증가폭은 전년 동기 대비 4%, 영업이익은 16%로 나타났다. 매출액의 경우 47개 기업 중 42개, 영업이익의 경우 25개 기업 중 22개 기업이 실적 개선을 예고했다.


하인환 연구원은 "1분기에는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단 3번을 제외하고 모두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이 발표됐다"며 "올해 1분기에는 '원화 약세ㆍ엔화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다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기대감이 낮아진 점에 되레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으로 이어지는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