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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컨설팅 내부거래 급증…초대형 IB 난항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7초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삼성증권에 이어 미래에셋대우의 발행어음 사업인가 심사가 보류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 사업이 암초에 걸린 모양새다. 박근혜 정부가 자본시장 육성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해왔으나 대주주 적격성이나 계열사 간 내부거래 문제가 불거지면서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15일 발행어음 심사 보류 이유를 공정거래위원회의 내부거래 조사 때문이라고 밝혔다. 발행어음은 증권사들이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어음을 발행해 일종의 수신 기능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업금융을 확대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그만큼 건전성을 갖췄다는 점을 검증받은 이후에야 가능하다.

미래에셋그룹에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사 온 계열사가 미래에셋컨설팅이다. 지난 7월 블루마운틴 컨트리클럽(CC)의 운영권을 미래에셋컨설팅의 자회사인 와이케이디벨롭먼트에 양도하자 일각에서는 공정위 규제를 피해 박현주 회장 일가에 일감을 몰아주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박 회장과 가족의 지분이 90%를 넘는 회사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 일가는 미래에셋이 소유한 블루마운틴CC와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의 운영을 통해 얻는 이익의 대부분을 취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골프장과 호텔 운영을 맡는 동안 미래에셋컨설팅의 내부거래는 2013년 13억원에서 지난해 132억원까지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규모와 비교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을 보유하면서 복잡하게 얽힌 연결고리를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 주력 계열사까지 지배하고 있다.


미래에셋은 지주회사 전환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편법 논란이 있더라도 현 구조의 틀을 깨지 않겠다는 것이다. 박 회장은 2007년 자신의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지금의 금융지주회사 모델은 자칫하면 중국과 인도의 급성장하는 금융회사들의 M&A 타깃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하루빨리 과거 지향적인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지배구조를 강조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경제개혁연대 소장으로 있으면서 보고서에서 "미래에셋그룹의 현 소유구조는 비정상적이며 지속가능하지 못하다"고 했다.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그룹 지배구조 문제도 함께 불거질 수 있다.


앞서 삼성증권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관련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발행어음 인가 심사가 보류된 바 있다.


자기자본 4조원 기준을 넘겨 초대형 IB로 5곳의 대형 증권사들이 지정됐으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은 한국투자증권만 인가받았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인가 시기를 가늠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에 이어 2호로 유력했던 KB증권도 지난 13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인가 결정이 내려지지 않아 해를 넘기게 됐다.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를 받은 것이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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