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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訪北 몽골의원이 본 평양…"北 핵무기 보유 확신, 평창올림픽 목표는 메달 2개"

시계아이콘읽는 시간2분 7초

'북한통' 옥티아브리 바상후 몽골 의원, 北 정치·체육계 고위급 접촉


지난해 11월, 5박 6일간 북한 방문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의 4만 몽골인들 위해서도 필요"


"북측은 北이 韓 돕는다고 생각…'한민족으로서 참가 결정' 자랑"

"이산가족 상봉에 조건 내걸지 않을 것결핵 심각한 문제, 지원 끊겨"



"잇단 제재·압박 속에서 경제 좋지 않아…옥수수로 연명, 핵 무장 속도"


[단독]訪北 몽골의원이 본 평양…"北 핵무기 보유 확신, 평창올림픽 목표는 메달 2개" 바상후 몽골 국회의원(윗줄 가운데)은 지난해 11월 평양을 방문해 북측 유도 선수들을 만났다. 사진제공=바상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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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북측 고위 관계자와의) 대화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북측 관계자는 핵(무기)을 만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것을 어느 지점에 정확히 발사할 수 있는 기술을 갖느냐가 문제라고 했다. 300만 명의 몽골인 중 4만 명이 한국에서 일하고 있다. 나와 몽골의 바람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북한의 사회주의 동맹국인 몽골의 옥티아브리 바상후(O.Baasankhuu) 국회의원은 담담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대북소식통'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11월 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간 평양에 머물며 북측 정치·체육계 고위관계자들과 접촉했다. 올해 북한-몽골 수교 70주년을 앞당겨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 북측은 지난해 옥티아브리 의원 방문 직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형'을 발사했다.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한 그는 지난 17일 귀국에 앞서 아시아경제와 단독으로 만나 북측 소식을 전했다.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총리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국으로 한국을 찾으면서 동행했다.


북한의 정치, 경제, 의료 등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옥티아브리 의원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측의 경제상황이 좋아보이지 않았다"며 "주민들이 옥수수를 주식으로 삼는 듯 보였다"고 전했다. 또 "북측은 한국이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미중일러 등 4강국에게 협조와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선 "북한의 목표는 메달 2개"라며 "우리가 (한민족이라) 평창올림픽을 도와야겠다고 말했다. 당시(지난해 11월)에도 참여의지가 높았다"고 말했다. 다만 이산가족 상봉에 대해선 "북 외무성 관계자가 어떤 조건도 언급하지 않았다"면서도 "그 관계자가 이산가족 상봉을 자주 하지 않고 단발로 그치는 건 (오히려) 연세 많으신 이산가족들에게 더 아픔이 된다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올림픽 참가 의사를 밝힌 이후 남북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평화 제스처를 취한 의도를 어떻게 봐야하나.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하고 난 뒤 몽골에서 북한 대사관 관계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는 한국이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의 도움 없이 평창올림픽을 개최하려고 하고, 한 민족이 이런 큰 행사를 열려고 하니 한민족으로서 참가를 결정했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그 중에 특히 축구, 유도 종목을 지원하고 있다고 들었다. 북측 관계자들은 스포츠나 올림픽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원한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길 희망한다며 1960년부터 획득한 메달이 56개라고 말했다. 동계올림픽에서는 메달 2개를 획득한 바 있고 이번 평창올림픽에 나가게 되면 메달 2개를 따길 희망한다고 했다. 북측은 또 단거리와 장거리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등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내가 그들에게 하키는 어떻느냐고 물었는데 그들은 하키에 자신 있다고는 못하지만 캐나다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근 국제 사회가 대북제재를 강화하면서 북한 경제가 악화됐다는 얘기도 있다.
▲방북 기간에 세계보건기구(WHO)의 북한 담당인 페르난도(Dr. Thushara E. I. Fernando) 소장을 만났다. 그는 UN의 대북제재 때문에 약이나 장비를 구매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곳에서 일하는 WHO 직원들과 외교관들도 제재 때문에 급여를 은행에서 받기 어렵다고 했다. 북한에는 좋은 약이나, 장비, 전문의가 없다고 했다.


-최근 귀순한 병사의 몸에서 B형간염과 기생충이 확인됐다. 북한 주민들의 건강상태는.
▲페르난도 소장이 말하길 북한은 결핵이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대북제재가 있기 전에 미국의 지원하에 결핵약과 의료장비를 공급받았는데 지금은 다 중단된 상태라고 한다.


-지난해 북한은 핵무력완성을 선언했다.
▲나는 북한에서 비공식적으로 만난 사람에게 북한이 지금까지 16번 핵실험을 했는데 지금 핵무력이 완성됐는지, 언제 핵실험이 끝나는지, 왜 이렇게 자주 실험을 하는지 등을 물었었다. 북측은 1954년 한국전 이후 핵 보유를 결정했다고 한다.지금 핵실험을 하는 이유는 핵무기 발사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이런 대화를 하면서 나는 개인적으로 북한이 핵무기 완성을 끝냈다고 생각했다.


-핵무기 개발과 관련해 들은 것이 있나.
▲내가 북한 사람들에게 핵실험을 멈춰야한다고 했을 때 그 쪽에서 두 가지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집에 총을 들고 누가 들어왔는데 나무 막대기로 대응할 수는 없다며 미국에서 위협을 하고 UN에서 압박하기에 빨리 핵무력 완성을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악화는 수년 동안 이어져 왔기에 이미 적응이 됐다고 답했다.


-남북관계를 전망해본다면
▲나는 남북이 왜 서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지 않는지 물었다. 북측은 한국이 미국으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기에 미국의 말을 들어야 한다며 한국의 입장을 이해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번 미국의 대북제재 이후 같은 민족으로서 한국에서 단독으로 제재를 가했을 때 크게 실망했다고 말했다. 우리민족끼리 해결해야된다는 말을 했다. 몽골의 입장에서 보면 남북 관계의 목표는 비핵화를 실현하는 것이다. 6자회담이 중단된 사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북한에 이야기했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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