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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의 Defence Club]베일 속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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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낙규의 Defence Club]베일 속 북한의 핵무기… 개발능력은 위성으로 촬영된 영변핵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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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이 보유한 핵관련 시설은 얼마나 있을까. 북-미 간 5월 정상회담 등 공식 대화가 예고된 가운데 북한이 보유한 핵 능력과 핵무기 등 핵관련 시설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현재 북한이 보유한 핵관련 사항들을 모두 공개해야한다는 것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직 고위 관리는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비핵화 검증의 첫 단계는 북한이 모든 핵 관련 시설을 완전하게 공개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ㆍ2차 북핵 위기 당시 영변 핵 시설 사찰을 주도한 올리 하이노넨 IAEA 전 사무차장은 VOA와의 인터뷰에서 백악관이 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비핵화 등을 비롯한 약속에 구체적이고 검증 가능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같이 밝혔다.


북한은 1992년 1월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조치협정에 서명한 뒤 플루토늄 90g의 보유 사실과 핵 시설 7곳을 신고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특별사찰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부하고 핵비확산조약(NPT) 탈퇴 선언으로 맞서면서 1차 북핵 위기가 불거졌다. 이어 북한은 6자회담 결과물인 2007년 2ㆍ13합의에 따라 당시 60일 이내에 ▲영변 핵시설의 폐쇄 봉인 ▲비핵화를 감시 및 검증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요원의 북한 초청 ▲추출된 플루토늄을 비롯해 모든 핵프로그램의 목록을 6자회담 참가국과 협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핵시설을 폐쇄하기는커녕 IAEA 사찰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문제는 1992년처럼 북한 핵능력이 고도화된만큼 비핵화 검증이 훨씬 더 까다롭고 복잡해 국제원자력기구의 특별사찰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최대 60개 이상의 핵무기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있는데 이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으면 검증은 시작조차 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가동은 2016년부터 예고됐었다. 2016년 2월 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상원 정보위원회 출석에 앞서 서면증언을 통해 북한이 우라늄 농축 시설을 확장하는 한편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가동을 재개해왔으며 수주 또는 수개월 안에 플루토늄을 다시 추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핵실험을 하기 위해서는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이용한다.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무기를 만들려면 원자로를 가동해야 하지만 이는 북한에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우라늄을 이용한다면 북한 내 매장된 우라늄을 무한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우라늄은 플루토늄과 달리 연기, 냄새, 특수물질의 배출이 없어 감지하기 힘들고 공정이 간단하다. 북한이 영변 이외의 비밀장소에서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이 사실일 경우 신고와 검증 문제로 인해 북핵 협상은 훨씬 더 어려운 과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은 2006년 10월9일과 2009년 5월25일에 각각 진행된 1차와 2차 핵실험은 플루토늄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3차 핵실험에서는 우라늄을 이용했다. 핵무기 1개를 제조하려면 플루토늄 6㎏이 필요하기 때문에 핵무기 6~7개를 제조할 수 있다. 플루토늄 6㎏ 이하로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다면 플루토늄 40여㎏이면 8개 이상을 제조할 수 있다.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핵위협은 더 커진다. 북한은 영변 우라늄 시설에서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2000대의 원심분리기를 가동한다면 연간 40㎏의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은 2600만t에 이를 정도로 풍부하고 순도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즉, 북한이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보유할 수 있는 핵무기 수가 무한정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폭탄 제조에 필요한 3중수소 능력에 대해선 더 검증하기 힘든 상황이다. 영변의 5㎿ 원자로에 우라늄 대신 리튬-6를 장착하고 중성자를 조사하면 수소 동위원소인 3중수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금까지 확인된 것은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보유한 핵보다 핵관리 점검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북한의 핵물질 안전관리가 미흡하다면 무기로 사용하기도 전에 피해가 생길 수 있다. 미국 민간단체 '핵위협방지구상(NTI)'의 '2016년 핵물질 안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플루토늄ㆍ우라늄 등 핵물질 관리 실태 조사에서 100점 만점에 24점을 얻어 조사 대상 24개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핵물질 보유량과 보안 조치, 국제 규범, 국내법상 안전 조치와 이행 능력, 핵물질 도난 위험 요인 등을 평가했다. 북한은 국제 규범 항목의 경우 0점을 받았다. 국내법상 안전 조치에서는 4점을 얻는데 그쳤다. 핵물질 보유량과 도난 위험요인 항목도 이전 조사 때보다 각각 17점과 8점이 낮은 38점과 36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북한은 이 단체의 보고서가 처음으로 발표된 2012년과 2014년에 이어 지난해 3회 연속 핵물질 관리 상태가 가장 열악한 나라로 지목됐다.


북한이 보유한 영변 핵시설의 냉각탑은 핵분열 때 발생하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장치로다. 미국은 1994년 제네바 기본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단한 영변 핵시설을 인공위성을 통해 냉각탑의 수증기 발생 여부를 계속 감시하고 있다. 미국은 영변 원자로를 위성으로 감시하면서 연기가 나오는 기간을 통해 원자로의 가동 시간을 추정하고, 5MW급 원자로에 연료봉 8000개가 장전돼 운용되는 것을 근거로 북한의 플루토늄 추출량을 계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1962년 1월 옛 소련의 지원으로 IRT-2000형 연구용 원자로를 착공하면서 영변 핵시설 건설에 착수했다. 이외에 임계시설 1기, 5MW급 실험용 원자로 1기,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화학실험실 1개소(1994년 건설 중단), 핵연료봉 제조시설 1개소, 핵연료 저장시설 1개소, 50MW급 원자력 발전소(1994년 건설 중단) 1기, 동위원소 생산가공 연구소 1개소, 폐기물 시설 3개소 등의 관련시설을 갖췄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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