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증시열풍, 10년전 데자뷔
최종수정 2017.06.07 11:10 기사입력 2017.06.07 11:10 조강욱 증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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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지난달 집을 이사했다. 자주 가는 슈퍼마켓, 출퇴근 시에 타고 다니는 버스노선, 딸 아이 손을 붙잡고 다니는 산책길 등 많은 것이 달라졌다. 아직은 낯설기만 하다.

특히 달라진 것은 집 안이다. 기존 거실에 있던 TV는 내 방으로 옮겨졌다. 거실을 아이의 서재로 만들자는 애 엄마의 제안 덕이다.

거실의 서재화 프로젝트를 위해 큰마음을 먹고 경기도 광명에 있는 이케아를 다녀왔다. 손수 아이의 서재를 꾸며주고 싶다는 발로에서다. 물론, 기존 브랜드 가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품질도 괜찮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했다. 애 엄마가 딸 아이 친구 집에서 이케아 가구로 거실 서재를 본 후 홀딱 반하게 된 것은 차치하고 말이다.

징검다리 연휴 기간 방문한 이케아는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했다. 빈자리를 찾아 몇 바퀴를 돌며 헤매다 겨우 주차에 성공하고 붐비는 사람에 치이며 미로처럼 돼 있는 통로를 지나 겨우 원하는 상품을 찾고 결국 구매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 시간이 걸린 쇼핑 성공의 기쁨도 잠시. 문제는 집에 도착해서 발생했다. 튼튼한 책장을 사려다보니 무게가 보통이 아니어서 집으로 옮기기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책장 2개를 구성하기 위한 짐은 큰 피스가 4개, 작은 피스는 8개에 이른다. 이사 간 아파트는 지어진 지 20년이 넘은 곳이라 지하주차장이 직통 엘리베이터로 연결되지 않았다. 때문에 짐을 옮기기 위해 손수레를 사용해야 했는데 마트에서 샀던 작은 손수레는 무게를 견디다 못해 밑받침이 부러지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비까지 내리는 날이었다. 두 손으로 잡고 움직여야 해서 우산을 잡을 수 없어서 홀딱 젖을 수밖에 없었다. 우의는 이삿짐 속 어딘가에 있겠지만 보이지 않았다. 부러진 부분을 발로 받치며 짐을 실고 엘리베이터로 하나씩 옮기고 다시 이를 집까지 안착시키는데 무려 1시간여가 걸린 듯하다. 이런 고생을 했지만 내가 직접 만든 책장을 보며 기뻐할 아이를 생각하면 내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에 뿌듯하기만 하다.

좀 다른 얘기지만 최근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6개월 연속 상승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호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기대감, 또 신정부 출범에 따른 J노믹스에 대한 기대감 등이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요즘 신문 증권면에는 주가지수 모니터 화면을 배경으로 활짝 웃고 있는 거래소 직원 사진이 부쩍 자주 나온다. 기자의 지인들도 만나면 요즘 어떤 주식에 투자해야 하냐며 추천을 요구하는 이가 한 둘이 아니다.

10년 전인 2007년에도 이랬던 적이 있었다. 당시 시장이 초강세를 보이면서 시중의 돈이 주식시장으로 빨려들어갔다. 만기를 앞둔 적금도, 만약을 위해 준비했던 비상금도 '이번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조바심에 앞 다퉈 주식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주식 열풍 속에 '열심히 일만 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분위기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누가 대박이 났네' 등의 소문은 무성했지만 주변에 돈 벌었다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실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보인 5월 한 달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죄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개인이 집중적으로 팔아치운 종목은 코스피보다 2배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남들이 한다니까 나도 해볼까 하는 섣부른 시도와 시세차익만을 보고 갈아타려는 조급함이 이익으로 연결되기는 요원하다는 분석이다.

얼마전 만났던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주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주식은 단순히 사고파는 유가증권이 아니라 훌륭한 기업과 함께하는 '동반자 티켓'이라고. 동반자를 고르는데 어떻게 소홀히 대할 수 있겠는가.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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