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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 글로벌리포트]조지워싱턴다리와 한미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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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A 글로벌리포트]조지워싱턴다리와 한미FTA 박성환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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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조지 워싱턴 다리(George Washington Bridge)는 허드슨 강을 가로 질러 뉴욕 맨해튼 북쪽과 뉴저지주 포트리를 연결하는 현수교다. 야경이 아름다워 뉴욕의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뉴저지 북부 버겐카운티에서 맨해튼 시내로 출근해야 하는 통근자들에게는 결코 아름답게만 보이지 않는다. 하루 평균 교통량이 약30만대, 연간 1억대 이상의 차량이 이 다리를 이용한다고 하니 러시아워 때의 교통체증은 상상이 되고도 남을 듯 하다.


이 다리를 이용하면서 "미국이란 부자나라가 교통정체가 이렇게 심한데도 왜 다리를 추가로 건설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여러 사람에게 해 보았지만 아직도 명쾌한 해답을 알아내지 못했다. 혹자는 다리가 추가로 건설돼 북부 뉴저지에서 맨해튼을 수월하게 출입할 수 있다면 맨해튼의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득권자들의 반대로 다리를 추가로 건설하지 못한다고 한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일반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만만치 않을 텐데 기득권자들의 권리만으로는 여전히 이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는 없다.

주재원으로 미국에 파견 근무를 오기 전 미국하면 막연히 떠올랐던 실용주의, 합리주의란 단어는 조지 워싱턴 다리의 정체를 바라보면서 정반대로 바뀐다. 비실용주의, 비합리주의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실제로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비합리적이며 비실용적인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슬로건으로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이슬람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 불법이민자 입국방지를 위한 미국-멕시코 국경 간 장벽설치,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위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최근 도입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국경세 도입 등을 추진해 왔다.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가장 시급하게 떠오른 현안이 한미 FTA 개정협상이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FTA를 비롯해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인 인식과 개정의지가 워낙 강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끔찍한 거래(horrible deal)"라고 언급한 바 있는 한미 FTA도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얼마 전 만난 미국 기업인은 맨해튼과 뉴저지 북부를 잇는 다리를 추가로 건설하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게 보일지라도 이 다리가 처음 건설됐을 당시에는 미국인의 도전정신과 합리주의 정신이 반영됐다고 주장했다. 교통량이 많지도 않던 시대에 먼 미래를 바라보고 다리를 2층으로 건설했으니 이 얼마나 합리적이고 실용적이었던가 라는 것이다. 조지 워싱턴 다리는 1927년 착공 후 몇 차례 확장공사를 거쳐 1962년 14차선으로 넓어졌다. 그는 한걸음 더 나아가 외견상 비합리가 대두되고 있는 현재에도 미국 사회의 저변에는 여전히 합리주의 정신이 살아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정책들이 입법, 사법, 행정부 뿐만이 아니라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수 많은 토론과 논쟁을 거쳐 결국에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정될 것이라는 말이다.


그의 주장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도입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지만 최근 당정 협의에서 도입이 전격 취소된 국경세처럼 한미 FTA 개정협상도 합리적 수준에서 타결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성환 한국무역협회 뉴욕지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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