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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융에서도 월세를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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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금융에서도 월세를 받자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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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형부동산이 노후 소득원으로 인기다. 어제 오늘 일은 아닌 것이 드라마나 소설에서 노인들은 세 놓는 사람으로 자주 등장한다. 부동산에서 월세를 받는 게 매력적인 면이 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활용할 수도 있고, 부동산이라는 원본이 유지되면서 안정된 수익을 줄 수 있다. 가격이 오르면 자본이득을 얻는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게 아니다.


건물은 감가상각을 해야 하고, 수선 충당금도 필요하다. 게다가 공실이 생기면 평균 임대율이 떨어진다. 이러다 보니 임대수익률에서 1.5~2%정도는 빼 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임대수익률 4%라고 해도 관련된 비용을 제하고 나면 정기예금 금리보다 조금 높은 수익을 줄 따름이다. 초저금리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이다 보니 임대수익률도 떨어지고 고민들이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부동산도 글로벌한 자산으로 가져야 하고, 단순히 가격 상승을 노리는 것보다는 꾸준한 수익을 얻는 것으로 관점을 옮길 필요가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꾸준한 수익을 부동산이 아닌 다른 금융자산에서 얻도록 해야 한다. '월세를 받는 것은 부동산'이라는 고정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 금융자산에서 일정한 소득을 얻으면 금융자산에서 월세를 받을 수 있다.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금융자산 종류가 단순해서 채권을 제외하고는 일정한 금융소득을 주는 자산이 거의 없었다.


금융자산을 통해 꾸준한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자산을 볼 때 소득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다. 2%의 이자를 지급하는 30년 만기 국채가 있다고 하자. 듀레이션이 20년이라고 한다면 이 국채는 금리가 1% 오르면 채권가격이 20%가 하락하고 금리가 1% 내리면 20% 가격이 오른다. 변동성이 큰 위험한 자산이다. 하지만 매년 2%의 이자를 만기까지 받으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위험이다. 만기 전에 금리가 어떻게 변하든 자신이 받기로 한 이자소득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20년 만기의 국채는 자산관점에서는 위험자산이지만 소득관점에서는 안전한 자산이 된다.

소득에 초점을 맞추어서 자산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자산의 총수익을 높이는 방법이기도 하다. 자산의 총수익은 가격변화에서 수익을 얻는 가격수익과 배당이나 이자에서 수익을 얻는 소득수익이 있는데, 장기적으로 자산의 총수익을 결정하는 것은 소득수익이기 때문이다. 채권은 단기적으로 가격변동이 총수익을 결정하는 듯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이자수익이 높은 채권이 총수익이 높다. 주식가치를 계산할 때는 미래의 배당흐름을 할인한다. 주식의 가치도 장기적으로는 배당수익이 결정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펜실베니아 대학 와튼 스쿨의 제레미 시겔 교수는 미국 주식에서 장기적으로 수익이 높은 것은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이라고 밝힌 바 있다. 소득관점으로 볼 때는 장기채권이나 고수익채권뿐 아니라 부동산펀드나 사회간접자본 관련 인프라펀드도 비교적 안전자산에 속한다. 상장되어 거래되는 이들 펀드의 가격은 주식시장 변화와 함께 심하게 변동하는 반면에 펀드가 지급하는 배당금은 변동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자산가격 변화를 위험이라고 보는 사람은 이들 펀드를 보유하기 어렵지만, 소득관점으로 보면 안정적이면서 꾸준한 수익을 주는 자산군이 될 수 있다.


수명이 길어지면서 국가적으로 고화가 심해진다. 길어진 수명 때문에 장기로 자산운용을 할 수 있는 반면 고령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의 미래가 밝지는 않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자산에서 소득을 극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소득관점에서 투자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여 금융소득을 통해 월세를 추구하는 것이다. 투자자산을 잘 조합해서 꾸준한 소득을 추구하는 것이 고령사회에 맞는 전략적 자산배분이다.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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