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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상태 진입? '투트랙' 사드보복에 엇갈린 중국 수출 희비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10초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대(對) 중국 수출은 9개월 연속 증가세다. "사드보복 여파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연초 정부의 전망이 표면적으로는 맞아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품목별로 살펴보면 희비가 엇갈린다. 상반기 분유ㆍ농식품 등 식료와 직접소비재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반면 중국 기업들에게 꼭 필요한 중간재(최종 생산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나 부품)인 원료 및 연료수출은 20%이상 늘었다. 중국 내부경제의 피해 없이 우리 경제만 옥죄는, 이른바 '투트랙 보복'의 결과다.

7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중국 수출(금액 기준)을 성질별로 집계한 결과 식료 및 직접 소비재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한 4억9883만8000달러를 기록했다. 섬유ㆍ의류 등 경공업품 수출 역시 1.4% 줄었다.


이에 반해 원료 및 연료수출은 무려 24.9% 늘어난 40억9734만4000달러에 달했다. 철강ㆍ화학ㆍ전자제품 등을 포함한 중화학공업품 수출(584억6486만2000달러) 역시 12.5% 늘었다.

이들 품목은 중국이 자국공장을 가동하기 위해 꼭 필요한 중간재적 특성을 갖고 있는데다, 주로 장기간 대량물량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중간재를 수입해 세계로 완제품을 수출하는 중국 경제구조상 자국민의 일자리, 소득 등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보복조치를 섣불리 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투트랙 보복은 세부 품목별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중화학공업품 내에서 전자제품과 화공품 수출이 올 상반기 각각 12.5%, 18.4% 늘어난 반면, 자동차 등 수송장비 수출은 27.3% 줄었다.


또한 지난달 1∼20일 주요 품목별 대중국 수출을 살펴보면 최근 수요가 급증한 반도체는 무려 61.5%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석유화학도 12.5% 늘었다. 자동차 부품은 61.7% 급감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통관 규제가 강화된 분유 등 농식품 수출은 4월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해 3개월 연속 10%대 감소세다.


정부는 사드보복이 '소강상태'를 맞았다고 진단하고 있다. 지난달 대중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6.6% 늘어나며 9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지표상으로는 청신호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반도체, 석유화학제품 중심으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무역피해지원단 운영 결과 사드보복 피해사례가 많이 줄어들어 소강상태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직격탄을 맞은 소비재 등 관련기업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수출이 증가세라고 하지만 반도체ㆍ석화 등 일부 중간재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냐"며 "직간접적인 제재가 강화된 데다, 이 같은 분위기가 길어지면서 고착화될 것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중국 현지업체들의 제품으로 대체가능한 소비재의 경우 비관세장벽을 높이는 등 무역보복이 뚜렷하게 나타나 관련 기업들의 피해사례가 잇따랐다"며 "중국으로서도 자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높여나가려 하기 때문에, (사드보복이) 장기화하는 것에 대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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