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인사 검증 암초에 '현역의원 4명' 내세워 정면돌파(종합)
최종수정 2017.05.31 04:06 기사입력 2017.05.30 12:52 황진영 정치부 기자이민찬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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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왼쪽부터)

현역의원 4명 이례적 동시 발탁…현역의원 추가 거론
인사청문회 통과 쉬운 현역의원 우선 발표
총리 국회 비준 남았지만 강행…높은 지지율 자신감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추가로 지명한 장관 후보자 4명은 모두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이다. 현역 의원 4명이 장관 후보자로 발탁되는 것은 드문 일이고,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면서 의원 4명만 동시에 발표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다른 부처 장관 후보에도 현역의원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어 추가 발탁 가능성도 남아 있다. 입각 후보자의 '위장 전입' 문제가 논란이 되면서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자 문 대통령이 현역 의원들을 내세워 정면 돌파를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역의원 4명 이례적 동시 발탁 = 하루 빨리 내각을 출범시켜야 하는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통과가 상대적으로 쉬운 현역 의원을 대거 기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관으로 지명된 현역 의원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사례는 한 번도 없다.

현역 의원의 추가 발탁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장관에 재선의 홍익표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 임기를 마친 우상호 의원도 물망에 올라 있다.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영주 의원과 노동계 몫의 비례대표인 이용득 의원 등 노동운동가 출신이 거론되고 있고, 보건복지부 장관에는 김용익 전 의원이 유력한 가운데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인사 발표 뒤 현역의원의 추가 발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정치인 추가 입각은 제가 답할 영역이 아니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이날 지명된 장관 후보자 중 김부겸, 김영춘, 도종환 의원은 입각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인물들이다. 대선 기간 동안 문 대통령은 지역주의의 벽에 도전해 험지에서 당선된 김부겸, 김영춘 의원을 중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들의 인선 배경을 밝히면서 그런 점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김부겸 의원에 대해서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득권 포기하면서 까지 사회개혁과 지역주의 타파 국민통합에 헌신했다"고 했고, 김영춘 의원에 대해서는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혁신을 위해 기득권을 버리고 정치발전 위해 헌신했다"고 소개했다.

도종환 후보자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로 활동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을 파헤쳐 문체부를 개혁할 적임자로 거명돼 왔다.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김현미 의원은 여성인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초대 내각에 여성 30%를 장관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현역 의원 4명을 지명하면서 지역 안배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경북 상주(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 부산(김영춘 행자부장관 후보자) 전북 정읍(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후보자) 충북 청주(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출신지만 놓고 보면 문 대통령이 강조한 '탕평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총리 국회 비준 남았지만 서둘러 인선 =내각 후속 인사 발표 시점이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채택된 이후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예상을 깨고 이날 장관 후보자 4명에 대한 인사를 발표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 발표는 국무총리 인준 완료와 무관하다"며 "원래 준비돼 있던 대로 인사 발표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 총리 인준과 관련해 국민들께서 질문해 주셨던 부분들이 상당 부분 겸손하게 겸허하게 설명드리는 과정을 거쳤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이낙연 후보자의 국회 인준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내각인선을 강행한 건 속전속결로 교착상태에 빠진 정국을 타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청와대가 발빠르게 나설 수 있는 주된 이유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공행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22∼26일 전국 유권자 25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95% 신뢰 수준, 표본오차 ±2.0%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84.1%로 전주보다 2.5%포인트 올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 이어 문 대통령이 직접 위장전입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만큼 충분한 해명이 이뤄졌다는 정무적 판단도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지금의 논란은 (인수위) 준비 과정을 거칠 여유가 없었던 데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야당 의원들과 국민들께 양해를 당부드린다"고 밝히기도 했다. 야당이 요구하는 사과 대신 '양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위장전입으로 논란이 되고는 있지만 사안이 중하지는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내각 후보자들의 위장전입 등이 사익을 취하거나 투기 목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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