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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반대 분신’ 택시기사, 유서 공개 “카카오 본사 앞에 시신 안치해달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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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카풀 서비스 반대하며 분신한 최모씨
유서에서 “시신, 카카오 본사 앞에 시신 안치해달라”
택시 주요 4 단체 “100만 택시노동자 분노”
“카풀 도입 철회, 정부·여당·카카오에 엄숙히 경고”

‘카풀 반대 분신’ 택시기사, 유서 공개 “카카오 본사 앞에 시신 안치해달라”(종합) 1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주요 4개 단체(택시 비대위)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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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유병돈 기자, 이승진 기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도입에 반대하며 국회 앞에서 분신해 사망한 택시기사 최모(57)씨가 유서를 통해 “승차공유(카풀) 서비스 도입이 저지될 때까지 카카오 본사 앞에 내 시신을 안치해달라”고 남겼다.

10일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택시업계 주요 4개 단체(택시 비대위)는 서울 영등포구 한강성심병원 앞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최 씨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전달을 부탁한 ‘민주당과 정부에 바란다’라는 제목의 유서를 통해 “카풀이 제지되는 날까지 나의 시신을 카카오 본사앞에 안치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한국노총 측에 “카풀 서비스가 무산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하길 바란다”며 강력 투쟁을 촉구했다.

손석희 JTBC 대표에게 전달하는 ‘카풀?’이란 제목의 유서에서는 “카카오가 불법 카풀을 영업하려 한다.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는 택시 근로자들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최씨는 “(카풀은)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출근 시간 차량 정체를 줄이기 위해 이웃끼리 같이 차량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카카오는 불법적인 카풀을 시행해 이윤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취지를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카풀 요금을 택시의 70~80% 수준으로 하며 이중 20%의 수수료를 취하겠다고 하는데, 승객을 수송하려면 정부에 유상운송요금을 신고하고 허가를 받아 미터기를 장착해 정상적인 요금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카카오는 무슨 근거로 요금을 책정해 손님에게 받을 수 있는지,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씨는 “향후 카카오에서 요금을 더 받더라도 정부가 뭐라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택시 비대위 측은 고인의 유지에 따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손석희 JTBC 대표에게 유서를 전달할 계획이다.


최씨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여의도 국회 경비대 앞 국회대로 자신의 택시 안에서 몸에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질러 분신을 시도했다. 최씨는 주변 경찰관·소방관의 구조로 곧바로 인근 한강성심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오후 2시49분께 끝내 숨졌다. 김택환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에 따르면 최씨는 분신하기 전 자필 유서 2통을 국회의사당 국회2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던 한 시위자에게 맡겼다. 그는 “찾으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전달해달라”고 1인 시위자에게 당부했고 최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유서를 남긴 사실을 안 김희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한석교통 위원장이 이를 찾아 공개됐다.


김희열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한석교통 위원장은 “숨진 택시기사와는 오후 1시48분에 최종 통화했다”며 “카풀 서비스 시행이 시정 안되면 자기 하나 희생해서라도 바꿔보겠다는 식으로 말했고, 그 뒤에는 국회 앞이라며 분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카풀 반대 분신’ 택시기사, 유서 공개 “카카오 본사 앞에 시신 안치해달라”(종합) 택시업계 주요 4개 단체(택시 비대위)가 카카오 카풀에 반대하며 분신한 택시기사 최씨의 유서를 공개했다. 사진은 최씨의 유서 사본.


택시 비대위는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불법 자가용 영업을 4차 산업혁명과 혁신 성장이라고 호도하고 있는 정부여당과 업체가 최 조합원을 분신, 사망케 했다”며 “최 조합원 사망 소식을 접하며 100만 택시 조합워은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생태계를 파괴하는 거대 기업의 사익 추구 행위를 근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정부와 국회가 이를 방치했다”며 “오히려 공유 경제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을 합법화해 ‘택시 죽이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택시 비대위는 “불법 카풀 영업에 100만 택시가족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며 “이는 저임금과 장시간 근로로 고통받는 택시노동자들에게 죽음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여당이 카풀 도입 저지에 강력히 나설 것을 촉구하며 카풀 영업 업체의 서비스 철회를 강력히 주장한다”며 “만약 카풀 서비스 철회를 수용하지 않고 강행할 경우 100만 택시가족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며 모든 책임은 정부·여당과 카풀 플랫폼 업체에 있음을 엄숙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날 병원을 찾은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은 “택시기사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으니 4개 단체는 더욱 죽기 살기로 투쟁할 것”이라며 “오는 20일로 예정된 3차 집회는 기존보다 과격한 방식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소속 회사 노조 관계자에게 전해 듣기로는 특별히 사회를 비관하시던 분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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