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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강철로 된 무지개〉와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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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강철로 된 무지개〉와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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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로 된 무지개=근래 이육사의 시를 새롭게 해석하는 글을 연달아 발표하며 국문학 및 역사학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킨 도진순(창원대 사학과 교수)의 책. 저자는 그동안 김구?안중근 등 한국 근현대사 주요 인물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강철로 된 무지개: 다시 읽는 이육사〉는 육사의 대표작 ‘청포도’ ‘절정’ ‘나의 뮤-즈’ ‘꽃’ ‘광야’ 등을 새롭게 해석함으로써 기존에 이해되어온 육사 시 해석과는 다른 관점에서 감상의 지평을 넓혀준다. “어쩌면 ‘운명적으로’ 이육사와 그의 시를 만나게 되었다”는 저자는 “시와 역사의 만남에는 우연인 듯한 어떤 필연이 내장되어 있다”고 말하며 역사학자로서의 치밀함과 통찰력으로 육사의 시세계를 분석한다. 서론에 해당하는 1장 “난(蘭)과 검(劍)의 노래”에서 저자는 일제강점기를 살다 간 이육사의 시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를, 육사가 검열을 피하기 위해 은유와 상징을 사용한 것 외에도 시의 주제를 동양 고전을 통해 풀어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주역의 괘상(卦象)을 알아야 작품이 온전히 이해되는 ‘서풍’, 진시황을 암살하러 진나라로 간 형가(荊軻)의 이야기를 알아야 ‘강철로 된 무지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절정’, 난신적자를 뜻하는 ‘청포백마(靑袍白馬)’의 이미지가 들어가 있는 ‘청포도’와 ‘광야’ 등을 예로 들고 있다. (도진순 지음/창비/2만원)



[Latests] 〈강철로 된 무지개〉와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아늑한 불확실성 속을 뉘엿뉘엿 돌파하는 시편들. 서정시의 진경을 빚어내는 장석남의 새 시집.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30년 동안 꾸준히 아름답고 섬세한 문장으로 고요한 낭만을 노래해온 서정시인의 여덟번째 시집이다. 일상에서 정성스레 길어올린 사유와 특유의 아름다운 시어를 여전히 간직하면서도, 독특한 선적(禪的) 철학과 시적 뿌리의 탐구인 고대(古代)라는 화두를 선보인다. 소설가 권여선이 추천사에 썼다. “한때 그는 망명한 자였고 앓는 자였고 숨죽여 우는 자였으리라. 내가 그를 알기 전 일이다. 내가 아는 그는 술 퍼먹고 무언가를 묻는 자였다. 그의 질문은 사소하여 철학적이었다. 내가 읽은 그는 시 속에서 웅얼웅얼 답하는 자였다. 그의 대답은 절박하여 미학적이었다. 삶과 시를 오가며 그는 자해하듯 자문자답하는 자였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질문과 대답의 꽃겹 속에 갓 태어난 노인이, 노파의 얼굴을 한 연인이 있었다. 시인이 아닌 그를 나는 상상할 수 없다. 이제 그는 꽃 밟을 일을 근심하는데 이미 밟아놓은 후다. 그는 죄지은 대장장이, 녹아도 사라지지 않는 쇠를 응시하는 자이다. 이토록 사뿐하고 육중한 몸의 문답이 있을까. 이토록 눈부신 울화가, 이토록 뉘엿뉘엿한 돌파가 있을까. 아무도 이 어눌한 생을 사할 수 없으리라. 그러니 영원히 쓰라고, 나는 근심스레 말한다.” (장석남 지음/창비/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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