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Stage]"브로드웨이 42번가 페기는 곧 제 모습이죠"

배우 정단영 인터뷰…분장실 장면 손 꼽아

최종수정 2018.08.09 08:38기사입력 2018.08.09 08:38
[사진=샘컴퍼니]

[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그 순간 주인공 페기 소여가 아니고 제가 서 있는 것 같았어요."

배우 정단영(36)은 7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가장 설레는 장면으로 '분장실'을 꼽았다. 극 중 시골 출신의 페기가 그토록 원하던 뮤지컬 무대에 올라가기 전 어쩔줄 몰라하는 상황이다. 그는 "떨고 있는 페기에게 연출가 줄리안 마쉬와 스타 배우 도로시 브록, 동료들이 와서 응원해주는 장면인데요. 줄리안이 '이 때까지 노력한 거 다 보여주구 와'라는 대사를 할 때 선배님(김석훈ㆍ46)이 진짜 저한테 해 주는 말 같아요"라고 했다. 줄리안 역을 맡은 김석훈은 정단영의 뮤지컬 데뷔작인 '킹 앤 아이'(2003)를 함께 했다. 당시 정단영은 스물 한살. 군무를 담당하는 앙상블 역이었다.

"석훈 오빠가 이번에 저를 보곤 첫 마디가 '너 정단영 맞아? 네가 이렇게 컸다구?'였어요.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챙겨주시고 (특히) 맛있는 거 많이 사주셨어요. 제가 고기를 좋아하는데 삼겹살도 사 주시구요.(웃음). 제가 어렸을 때 만났으니까 어린애 취급을 할 수 있는데 정중히 대해 감사했어요."

[사진=샘컴퍼니]
정단영은 브로드웨이 42번가와 인연이 깊다. 16년차 배우로 경력을 쌓아오면서 이 작품을 세 번째 한다. 첫 인연은 2004년 앙상블이었다. 이후 꿈에 그리던 페기 소여 역할을 2013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 한다."이 작품을 너무 사랑해서 떨어져도 계속 오디션을 보았어요. 첫 앙상블을 역을 했을 때 서울 공연을 마칠 때쯤 페기 커버(배우가 불가피하게 공연에 참여할 수 없을 때 대신 무대에 서는 것) 역을 하게 됐어요. 사실 언젠가 그 역을 하고 싶어 무대 뒤에서 열심히 따라하기도 했어요."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오는 19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한국에서 무대에 올린 지 올해로 22년째다. 재즈풍의 경쾌한 스윙 음악과 리듬감 넘치는 탭댄스가 돋보인다. 페기 역은 피아노, 거울, 계단 장면 등에서 고난도 탭댄스와 군무를 이끌어야 한다. 정단영은 피아노 신에 공을 들였다. 피아노 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장면이다. "다른 신은 배우와 주고 받지만 이 장면은 혼자서 해야 해요. 1초도 쉬는 시간이 없고 탭댄스 테크닉도 난이도가 가장 높아요. '더블 풀백'이란 기술인데 공중에서 뛰어 올라 내려오면서 소리를 내요. 혹시 실수가 나올까봐 여전히 올라가기 전 떨려요."

피아노 위에서 연기를 하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특수 스프레이를 뿌리는 등 안전에도 철저하게 대비했다. 그는 "무대 올라가기 전 오늘도 무사히 다치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고 했다. 더블 캐스팅이 된 오소연(33)에 대해서도 고마워했다. "소연이가 동생인데 배역 연습을 같이 많이 했어요. 어려웠던 피아노 장면도 음악을 틀어놓고 서로 봐주구요. 노래를 잘 하고 귀엽잖아요. 페기 역에 잘 맞는 것 같아요. 보면서 많이 배우기도 해요."

정단영은 페기 역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공연을 마치면 1~2년 가량 쉴 생각이다. 그는 대중에게 잊혀질 수 있는 시간이 "하나도 안 두렵다"고 했다. "죽을 때까지 할 거니까요. 안 되면 될 때까지 할 생각이기 때문이죠. 예전에는 티켓 파워가 있는 누구처럼 되고 싶었지만 지금은 제 성격대로 꾸준히 작품을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진=샘컴퍼니]
'42번가'는 현실에서도 꿈의 무대다. 전세계에서 수많은 배우 지망생들이 이 무대에 오르고 싶어한다. 정단영은 2006년에 이 거리에 섰다. 뮤지컬 배우로 춤을 더 배우기 위해 여동생과 무작정 갔다. "오전에 춤 수업을 듣고 저녁에 무조건 42번가로 향했어요. 뮤지컬 공연을 보기 위해서였죠. 이번 작품에 나오는 '그랜드 센트럴' 기차역에도 갔어요. 그 곳에 가 보니 페기 역이 더 간절히 하고 싶었어요."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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