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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라운지]베이스 박종민 "내년 10월 뉴욕 무대에 섭니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48초

2013년부터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솔리스트
전속 성악가 60여 명 중 유일한 한국인
내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데뷔 예정
남북회담 등 한반도 평화에도 큰 관심


[클래식 라운지]베이스 박종민 "내년 10월 뉴욕 무대에 섭니다" [사진=노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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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내년 10월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 데뷔합니다."


베이스 박종민(32)은 지난 17일 자신이 몸 담고 있는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며 "일년 넘게 시간이 남았지만 성악가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여서 많이 설레네요"라고 했다. 기쁜 표정이 역력했다. 그는 푸치니의 오페라 '라보엠'에서 젊은 철학가 콜리네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그의 공연 스케줄은 2021년까지 잡혀 있다. 그 가운데 2019년 뉴욕 무대는 단연 손꼽아 기다리는 순간이다.

박종민은 이미 세계적인 성악가의 반열에 올랐다. 클래식 음악의 중심이자 루치아노 파바로티, 호세 카레라스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거처간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2013년부터 솔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전속 성악가가 60여 명이나 되는 이 극장에 유일한 한국인 솔리스트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는 이탈리아 라 스칼라 극장 아카데미,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독일 함부르크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활동하는 등 유럽의 유수한 오페라 극장들을 섭렵해오고 있다.


그의 활동 영역은 매우 넓다. 벨리니의 '청교도'에서 조르조,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서 페란도, 바그너의 '발퀴레'에서 훈딩,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피가로, '마술피리'에서는 자라스트로 역을 맡았다. 한편 런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에드워드 가드너와 베르디의 '레퀴엠'을, 도쿄 NHK홀에서 정명훈 지휘로 롯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를 협연했고 도쿄 산토리 홀에서 헤르베르트 블롬슈테트와 베토벤의 교향곡 9번을 연주하기도 했다.


[클래식 라운지]베이스 박종민 "내년 10월 뉴욕 무대에 섭니다" [사진=노태영 기자]


그는 지난 5년을 회상하면서 "매 시즌 새로운 작품이 있어 즐겁고 행복했어요. 좋은 지휘자와 연출, 음악가들과 항상 연주 생활을 할 수 있고 작업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고요"라고 했다. "최근에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제 이름을 검색해 보았더니 공연을 한 기록이 한 페이지가 넘더군요"라면서 "참 열심히 했구나 하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매일 아침에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입구를 나서면 바로 보이는 극장을 마주하는 것도 하나의 기쁨이었어요"라고 덧붙였다.


박종민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바리톤 최현수를, 밀라노 라 스칼라 아카데미에서 미렐라 프레니와 레나토 부르손을 사사했다. 스페인 빌바오 국제성악 콩쿠르, 페루초 탈리아비니 국제성악콩쿠르, 스텔라 마리스 국제성악콩쿠르와 차이콥스키 콩쿠르 성악 부문 우승을 휩쓸어 주목을 받았다. 2015년에는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가곡 부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계 클래식 음악의 수도인 빈 무대에 서기란 실력만으로 되지는 않는 일이다. 그는 "2007년 9월 빈 벨베데레 국제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 처음 빈에 왔어요. 그 때 지금 몸 담고 있는 곳을 방문했는데 학생 신분이었고 세 시간을 기다려서 스탠딩 좌석에서 오페라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이 무대에 꼭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근처에 있는 성 슈테판 성당에 가서 기도를 했어요"라고 회상했다. 결국 현재 극장장인 도미니끄 메이어의 눈에 띄었다.


박종민이 일류 성악가가 되는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일반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뒤늦게 준비했다. 외아들이 성악을 하겠다고 하자 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그는 성악을 하려고 마음먹은 계기에 대해 "정말로 원하는 게 뭔가 찾아보니까 노래를 하고 싶은데 대중가수는 아니었어요.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지휘자 금난새, 피아니스트 김대진이 해설하는 청소년음악회를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자연스럽게 데려갔던 게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그의 부모는 이제 가장 든든한 후원자이자 조력자가 되었다. 박종민은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니 직접 오셔서 보시기도 하고 좋아하셨다. 아버지는 저에 관한 뉴스가 나오면 메시지를 보내기도 하는데요. 무뚝뚝하신 편인데 공연을 보고 난 뒤 등을 두드리면서 '오늘은 소리가 좋던데 수고했다'라고 말씀해 주셔서 한편으로는 놀라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클래식 라운지]베이스 박종민 "내년 10월 뉴욕 무대에 섭니다" [사진=노태영 기자]


그는 뜻밖에 남북 정상회담 등 한반도 화해 분위기에 관심을 강하게 보였다. 3만 명을 훌쩍 넘은 국내 탈북자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 했다. 그는 "제 능력 안에서 이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생각해봤어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성악과 관련해 능력이 있는 분들을 도와주고 싶어요. 직접 만나서 레슨을 하거나 국제 무대에 데뷔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보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박종민은 한국 클래식팬들에게 반가운 소식 하나를 더 전했다. 그는 오는 11월과 12월 빈 아카데미 오케스트라의 한국 투어와 서울시향 송년음악회 무대에 설 계획이다.




빈(오스트리아)=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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