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자크기 설정

라이프
사진작가 8인이 말하는 '예술가'의 의미
최종수정 2018.04.16 17:14기사입력 2018.04.16 17:14

오형근 작가의 '귀를 다친 아이. 럭키 클럽 앞(1993)' (사진=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제공)


[아시아경제 김지희 수습기자] 국내 사진작가 여덟 명이 예술가의 초상을 담았다. 서울 관악구의 서울시립미술관 남서울미술관에서 다음 달 20일까지 열리는 ‘예술가 (없는) 초상’전에서다. 전시는 1960,70년대 한국의 1세대 사진작가부터 2000년대 활동 중인 신진 작가들까지 아우르며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모하는 예술가의 의미를 조명한다.


전시는 세 섹션으로 구성된다. 1부 ‘지금, 여기의 예술가 초상을 묻다’에서는 구본창, 오형근 작가의 사진이 전시되며, 2부 ‘예술가는 있다/없다’는 주명덕, 육명심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다. 마지막 3부에서는 ‘우리 모두의 예술가’를 주제로 천경우, 박현두 등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다룬다.


전시는 사진의 대상에 따라 두 범주로 다시 구분할 수 있다. 영화배우, 문인 등이 담긴 1부와 2부, 그리고 우리 주변의 일상적 인물을 대상으로 한 3부다. 피사체의 차이는 한국 초상사진의 시대적 변화를 보여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전시를 기획한 여경환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큐레이터는 “초반부의 사진가 네 명이 예술가를 피사체로 세계관을 펼쳤다면 전시 후반부에 배치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은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현 시대의 예술관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1부와 2부에서는 미술가, 시인, 영화배우, 감독 등 전통적인 의미의 예술가들이 곧 작품으로 나타난다. 단 오형근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공간은 1,2부의 다른 공간과 차별점을 가지면서 이번 전시의 주제를 가장 함축적으로 담는다. 이 곳은 영화배우와 감독의 사진에 더해 ‘귀를 다친 아이. 럭키 클럽 앞(1993)’ 등 이태원 시리즈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여 큐레이터는 “오 작가는 어린 시절을 보내며 작품세계의 기초를 형성한 이태원이라는 장소를 전시에 더하고자 했다”며 “이태원 시리즈를 통해 유명인들 외에 무명의 코드도 함께 표현했다”고 했다.

천경우 작가의 'Face of Face-1' (사진=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제공)


3부는 현대 사회에서 예술 혹은 예술가의 의미가 달라졌음을 제안하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모두가 예술가가 될 수 있는 시대에 예술가란 어떤 의미이며, 사진은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에 젊은 사진가들은 '예술은 단일한 의미로 정의되지 않는다'고 답한다. “현 시대 젊은 작가들은 피사체가 되는 인물도 여러 소재 중 하나일 뿐이며 그 대상이 작품세계의 전부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천경우 작가는 감도가 낮은 필름에 장시간 빛을 노출시켜 피사체의 움직임을 이미지 한 장에 중첩시킨다. 빠른 셔터 스피드로 이미지를 오로지 한 장만 남기는 사진매체의 특성을 뒤트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사진에는 순간이 아닌 시간성이 담긴다. 여기에 사진 속 인물들이 눈을 감고 본인의 모습을 상상하며 판넬에 직접 드로잉한 작업까지 결합한다. 타인과 자신의 시선에 비춰지는 초상의 간극을 생각하게끔 하는 작업이다.


정경자의 ‘스피킹 오브 나우’는 주변의 모든 것을 삶과 죽음, 우연과 필연 등에 빗댄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사진 매체의 기능은 살아있지만 사진을 배치하는 방식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성한다는 점이 다르다. “이미지의 병치 속에서 관람객 스스로 내러티브를 찾아가도록 일종의 ‘이미지 게임’을 시도하는 작업”이다.


‘예술가 (없는) 초상’전은 예술가의 초상을 중심으로 한국현대 사진의 흐름을 조명하지만 정작 시대적 순서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전시관 1층은 영화배우와 감독 등의 사진을 배치해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하고, 2층에서는 세대를 기준으로 가장 오래된 작가군의 사진(2부)과 젊은 작가들의 작품(3부)을 함께 소개해 극명한 대비 효과를 노린 전시적 트릭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김지희 수습기자 ways@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스크랩 댓글0

SNS에서 반응 좋은 뉴스

프리미엄 인기정보

믿고 보는 추천 뉴스

광고 없는 클린뷰로 읽어 보세요.

남들이 많이 본 뉴스

  1. ‘그것이 알고싶다’ 린사모, 삼합회 의혹…버닝썬 실소유주?(종합)
    ‘그것이 알고싶다’ 린사모, 삼합회 의혹…버닝썬 실
  2. 모델 한혜진, 결별 후 첫 SNS 근황 공개
    모델 한혜진, 결별 후 첫 SNS 근황 공개
  3. 당국에 입 연 中 '폐지여왕'…"폐지 수입 안늘리면 업계 미래 불확실"
    당국에 입 연 中 '폐지여왕'…"폐지 수입 안늘리면 업
  4. '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 림 "최근 승리와 통화…이상한 질문 하고 끊어"
    '발렌시아 구단주 딸' 킴 림 "최근 승리와 통화…이상
  5. 박나래, 파리에서도 빛나는 독특한 패션 감각…"이 구역의 어깨 깡패"
    박나래, 파리에서도 빛나는 독특한 패션 감각…"이 구
  6. '그것이 알고 싶다' 승리가 제작진에게 보낸 메세지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 승리가 제작진에게 보낸 메세지에
  7. 지창욱, '그것이 알고싶다' 속 사진에 날벼락…"린사모와 관계 없다"
    지창욱, '그것이 알고싶다' 속 사진에 날벼락…"린사
  8. 고진영과 김효주, 박성현 공동 4위 "선두와는 4타 차"
    고진영과 김효주, 박성현 공동 4위 "선두와는 4타 차"
  9. 쓱닷컴, 봄맞이 기획전…최대 69% 할인
    쓱닷컴, 봄맞이 기획전…최대 69% 할인
  10. "해먹는것 보다 사먹는게 싸겠다"…두부·고추장·된장·소금·조미료·액젓 줄줄이 올라
    "해먹는것 보다 사먹는게 싸겠다"…두부·고추장·된
  11. '장전된 탄창' 검색대 통과…美 샌프란시스코 공항 한동안 업무 마비
    '장전된 탄창' 검색대 통과…美 샌프란시스코 공항 한
  12. 신세계百, 봄 세일 통해 와인축제…최대 80% 할인판매
    신세계百, 봄 세일 통해 와인축제…최대 80% 할인판매
  13. 하태경 "기관단총 든 경호원 '섬뜩'" 주장에 靑 "경호의 기본"
    하태경 "기관단총 든 경호원 '섬뜩'" 주장에 靑 "경호
  14. '그것이 알고싶다' 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
    '그것이 알고싶다' 버닝썬 게이트, 그 본질을 묻다
  15. [법은 처음이라]‘특수강간 혐의’ 김학의 사건 재수사… 누가·어떻게 할까?
    [법은 처음이라]‘특수강간 혐의’ 김학의 사건 재수
  16. 특별 세무조사로 YG와 '승리-버닝썬' 간 연결고리 드러날까
    특별 세무조사로 YG와 '승리-버닝썬' 간 연결고리 드
  17. 노르웨이 해안서 1300명 탄 크루즈선 고장…기상악화에 구조 난항
    노르웨이 해안서 1300명 탄 크루즈선 고장…기상악화
  18. 이번주 4673가구 분양…청량리·북위례 등 견본주택 오픈
    이번주 4673가구 분양…청량리·북위례 등 견본주택
  19. 삼성重, 올 들어 LNG운반선 7척 수주…조선업 재편 반사이익 기대감
    삼성重, 올 들어 LNG운반선 7척 수주…조선업 재편 반
  20. "조동호 후보자, 785억원 혈세로 '코끼리열차' 제작"
    "조동호 후보자, 785억원 혈세로 '코끼리열차'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