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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세 김양순 어르신 ‘한글이 쉬워지네’ 등 전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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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치매안심센터 '따뜻한 시화전' 눈길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내 나이 95세 / 일본에서 자라 한국에 오니 / 여기서는 벙어리신세 // 세월 따라 조금씩 / 스스로 익혔지만 / 여전히 어려운 한글 // 센터에서 한글과 시 공부 계속하니 / 한글이 익숙해지네 / 말문도 열려지네 // 한글이 쉬워지네 / 시가 재미지네”


용산도서관 작은갤러리에 전시된 김양순(여·95)씨의 시다. ‘벙어리신세’서 벗어나 말문 열린 기쁨을 담백한 언어로 그렸다.

김씨는 현재 경도 인지 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정상 노화와 치매의 중간 단계) 증상으로 구 치매안심센터를 이용하고 있다.


“한글을 공부하는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고 행복한 순간”이라고 말하는 김씨는 치매 예방과 인지기능 향상을 위해 한글교육과 미술·운동치료 등을 함께 받는다.

용산구(구청장 성장현) 치매안심센터가 진행 중인 ‘2018 따뜻한 시화전’이 주민 호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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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한글나래’ 프로그램 참여 어르신 15명이 글과 그림으로 직접 자기 인생을 표현했다. 생활환경과 경제적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갖지 못한 어르신들이 뒤늦게 읽고 쓰는 법을 배운 것. 이들은 주2회씩 센터를 찾아 한글을 공부한다.


지난 2일 시작된 시화전은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전시 장소는 용산도서관 작은갤러리다.


구는 지난 2009년 청사 지하 2층에 센터를 설치했다. 센터는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이 위탁 운영하며 치매 예방과 인식개선, 조기선별검사, 치료비 지원, 치매가족 지원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센터는 서울시 치매관리사업 평가에서 6년 연속(2011~2016년) ‘우수’ 기관에 뽑힐 만큼 안정적으로 시설을 운영해 왔다.


구는 센터 운영과 더불어 치매안심마을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옛 구민휴양소 부지를 활용한다.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며 자연스럽게 치매를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상반기 중 용역을 거쳐 하반기에 계획을 확정짓는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치매 어르신들이 생애를 담아 아름다운 시화 작품을 만들었다”며 “한글교육 같은 치매 치료부터 재활까지 단계별 적정 관리를 이어갈 것” 이라고 전했다. 용산구 건강증진과(☎2199-8082) 또는 치매안심센터(☎790-1541)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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