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을 세계적 관광지로"..김정은의 구상 통할까
최종수정 2018.06.07 08:33기사입력 2018.06.06 09:10
원산, 김일성ㆍ김정일ㆍ김정은 北 3대 지도자 인연
풍계리실험장 폐기 취재진 머물 당시 취재 요청도
해안 리조트 조성하며 카지노 외자유치설도 제기

지난달 원산 일대 관광지구 공사현장을 찾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사진:조선중앙통신>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북한의 명목상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2014년 6월 11일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내옴(새로 꾸린다는 뜻의 북한용어)에 대하여'라는 정령을 확정해 이튿날 공표했다. 마식령스키장을 포함해 일대 유적지, 휴양지를 아울러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하려는 구상이었다.

마식령스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권을 잡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부터 직접 공사현장을 찾는 등 '역점사업'으로 꼽힌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우리 선수단이 가서 북측 선수들과 공동훈련을 한 곳이기도 하다.
2014년 당시 정령에 따르면 원산과 마식령스키장, 금강산 일대를 비롯해 울림폭포, 석왕사, 통천지구 등이 포함됐다. 관광지 개발을 위해 외자유치 의지도 분명히 했다. 당시 적용된 법규 가운데 하나인 경제개발구법은 해외 법인이나 개인이 투자할 때 특혜를 준다거나 투자자의 권리 등을 보호한다는 점을 명문화하고 있다.

이듬해 5월 금강산에서 열린 투자설명회에는 중국ㆍ홍콩 등 해외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당시 설명회에서 윤영석 위원장은 "오래지 않아 세계적인 관광중심지로, 경제문화교류와의 활무대로 변모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일대<사진:조선중앙통신>

왜 원산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소문이 있다. 김 위원장이 태어난 곳이라든가 생모 고용희가 지냈다 등인데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근거없는 소문과 무관하게 해안가 일대 백사장이 빼어난 데다 금강산 등 주변 절경이 빼어나 관광지로서는 천혜의 조건을 갖췄다 할 수 있다. 과거 김일성이 해방 후 입국했을 때 거쳐간 곳이자 김씨 일가의 별장이 있는 등 북한 최고 지도자와는 직간접적으로 얽혀있는 셈이다. 고운 모래가 십리가 이어져있다는 명사십리는 절경으로 꼽힌다.

지난달 우리를 포함해 각국 기자단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현장을 취재할 때 머문 곳도 원산이었다. 당시 북측 인사들이 취재진에게 일대 관광지구를 홍보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호텔에 머물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공사현장을 시찰한 사실도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됐다. 김 위원장이 현장을 들르면서 취재진은 호텔에서 나오지 못하고 안에 머물러 있어야 했다. 김 위원장은 공사현장을 둘러보면서 "세상에 둘도 없는 우리 식의 해안도시로 훌륭히 꾸려 (중략) 내년도 태양절(4월)까지 완공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현지 매체가 전했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식 5개국 국제기자단이 26일 오전 북한 강원도 원산 갈마비행장으로 출국을 위해 도착, 짐을 옮기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오는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필두로 미국 측과 의제조율에 나선 가운데 원산 일대 리조트에 조성할 카지노와 관련해 미국 측에 투자를 요청했다는 국내 언론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인접한 마카오가 카지노를 중심으로 한 관광산업으로 외화를 끌어들이듯 원산갈마지구에 카지노를 조성해 외국인 발길을 잡겠다는 얘기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북한은 1997년 압록강하구에 도박장을 운영하기 시작해 이후 1999년 나진-선봉지대 엠퍼러호텔 부속건물에 카지노장을 만들기도 했다. 마카오의 카지노사업자 스탠리호가 양각도호텔 지하를 임차해 소규모 시설을 카지노로 운영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북미회담에서 긍정적인 기류가 이어질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후엔 북한 현지 투자로 이어질 텐데, 자원분야나 관광분야가 우선순위로 꼽힌다. 우리는 물론 중국도 관심이 높다. 지리적으로 이점을 가진 국내 카지노업계에서도 연계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원산이 강원도로 접근성이 좋은 만큼 카지노 운영방안과 관련해 교류가 있지 않겠냐는 논리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향후 카지노를 조성하게 된다면 외화획득의 주요 수단일 텐데 우리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카지노 운영의 경우 법적으로 살펴본 부분이 많지만 현실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일대<사진:조선중앙통신>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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