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스토리]삼성 본사 미국行? ‘웃픈’ 가짜 뉴스들
최종수정 2018.11.09 14:34기사입력 2018.11.09 11:31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본사를 미국으로, 생산 기지는 베트남으로 옮기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뉴스에서 나올법한 멘트지만 사실 유튜브를 떠돌아 다니는 가짜뉴스다. 문제는 이런 영상이 게재된 지 일주일 만에 180만뷰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좋아요 3만7000건, 댓글은 5500개를 넘었다. 뉴스 형식의 콘텐츠가 일주일 만에 이 같은 관심도를 나타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도 이 같은 가짜뉴스에 대해서는 인식하고 있지만, 일일이 대응하기가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대해 국민적 관심사가 높고, 사회적 책임을 더 잘하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올해 초 가짜뉴스로 곤욕을 치렀다. 한 블로그에 올라온 가짜뉴스에는 우리은행이 중국의 모 투자은행을 통해 30억원을 북한에 송금한 사실을 한 재미교포가 국가정보원에 신고했으며, 이에 따라 경찰이 우리은행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는 내용이 설명돼 있었다. 이런 가짜뉴스가 확산되자 우리은행은 즉각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허위사실 유포자에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처럼 전혀 사실이 아닌 가짜뉴스가 횡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삼성전자의 가짜뉴스에는 이 부회장이 최근 베트남 총리와 만난 사실, 미국 주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과 인적 교류를 가진 내용과 함께 올해만 삼성이 압수수색을 11차례 받은 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재벌 개혁과 관련된 발언 등이 교묘하게 섞여 나왔다. 우리은행에 대한 가짜뉴스에는 해당 사건이 청와대가 연관이 돼 있다는 검찰 관계자의 발언까지 있어 언뜻 보면 진짜 기사처럼 보였다. 심지어 ‘단독’이라는 표기로 주목도를 높였다. 이런 가짜뉴스는 카카오톡,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별다른 규제 없이 실시간으로 확산된다.

가짜뉴스 생산자는 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업의 평판이나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할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심지어 수익을 얻기도 한다. 삼성전자 관련 가짜뉴스를 연이어 게재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수는 30만명을 넘어섰다. 우리은행의 가짜뉴스를 최초로 유포한 인물은 우리은행의 ‘인공기 달력’ 논란에 불만을 가진 사람으로 추정된다. 최초 유포된 블로그에는 우리은행의 인공기 달력 논란을 비판하는 글이 게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이 제작한 올해 탁상달력 10월면에는 태극기와 인공기가 함께 걸려있는 어린이 그림이 삽입되면서, 우리은행 본사 앞에서 애국단체의 항의집회도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말도 안되는 별의별 가짜뉴스 때문에 주가가 떨어지는 등 실질적 피해를 입지만 마땅히 대처할 방안이 없다”며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많아 기업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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