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고양시 2개로 줄어든 이유는…

[아시아경제 박민규 기자] "오얏나무 아래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는데……"

문재인 정부의 역점 사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지 선정이 입방아 대상에 올랐다. 경기도 고양시 국회의원인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지역구를 둘러싼 논란 때문이다.

애초 국토부 쪽에서 마련한 자료를 보면 정부가 선정한 시범사업지는 69곳이었다. 경기도에서는 9곳이 선정됐는데 그중 고양이 3곳이나 포함돼 있었다.

고양이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3곳의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를 배출할 경우 특혜 논란으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정부는 도시재생 시범사업지를 69곳이 아닌 68곳으로 조정해 발표했다. 지난 14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도시재생특별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고양 일산서구 일산동 시범사업이 최종 명단에서 빠진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재생특위 심의 과정에서 사업의 보완 필요성이 제기돼 제외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시범사업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해당하는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기 전까지 수정·보완할 수 있다. 일산동 시범사업 역시 사업 보완 절차를 밟을 수도 있었지만 결국 명단에서 제외됐다. 제외된 사업은 공공기관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제안해 중앙정부가 직접 선정했던 곳이었다.

LH는 뉴타운 해제로 마을이 슬럼화되고 상권 약화 등 쇠퇴가 가속화되는 일산동 655번지에 565억원을 투입해 청년창업지원주택과 도시재생 플랫폼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임대주택 140가구를 건설하고 옛 일산역을 복원해 '일산상생아카이브'를 만드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하보도 개선 공사 및 보행자 우선도로 설치 등 보행 환경도 개선할 방침이었다. 2021년까지 매년 2~8% 인구가 증가하고 일산역 방문객도 하루 평균 50~120명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렇게 될 경우 일산동 일대는 개발의 수혜지역으로 떠오를 수 있었다.

일산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2명의 국회의원 지역구다. 일산동은 행정구역상 김 장관의 지역구와도 관련이 있다. 일산동 시범사업이 빠진 것을 놓고 정무적 판단이 개입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LH가 제안했던 일산동 사업지역 중 김 의원 지역구와 직접적으로 겹치는 부분은 일부에 해당하더라도 오해 소지를 없애려는 취지라는 얘기다.

앞서 정부의 투기과열지구 지정을 놓고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일산서구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은 지난 6월 0.21%에서 7월 0.85%, 8월 1.15%로 치솟았다. 8월 상승률은 서울 강남구(0.67%)의 2배 수준에 달했다. 하지만 고양시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지 않아 시장에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