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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에서 성기까지…끝없이 진화하는 '장기이식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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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참전 군인, 지뢰 밟아 잃었던 '성기 이식 수술' 성공…장기와 팔다리 이어 '머리이식'도 가능할까?

안면에서 성기까지…끝없이 진화하는 '장기이식의 세계' 아프가니스탄 전쟁 중 지뢰를 밟고 성기를 잃은 한 제대군인이 의료진의 도움으로 세계 최초 성기이식수술에 성공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인간의 장기이식 수술은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되는 까닭이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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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1905년 오스트리아 의사 에드워드 짐이 인간의 각막이식에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장기이식은 부족한 기능을 회생케 하고, 죽을 뻔한 인간의 수명을 늘리는 데 일조하며 생명 연장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각막에서 피부, 폐와 심장을 거쳐 손과 발까지, 신체 이식 수술의 진화는 인간의 삶을 바꿔놓았다.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한 한 청년은 작전 수행 중 지뢰를 밟아 목숨을 잃을 뻔했지만 동료의 구출로 구사일생 눈을 뜰 수 있었다. 의식도 분명하고 사지 또한 멀쩡했지만 그는 성기에 큰 부상을 입어 남자로서 자존감 위기를 맞았다.


지난 3월 26일 미국 존스홉킨스대병원 의료진은 이 남성의 성기를 통째로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장기기증자 신체에서 복부 이하 성기 전부를 절제해 환자의 몸에 이식하는 ‘복합조직이식’ 수술로 뼈와 근육, 피부와 혈관까지 기증자의 모든 조직을 옮기는 대수술이었다.

다만 고환은 이식에서 제외됐는데, 미국 언론 USA투데이는 그 이유를 “이식받은 환자가 향후 아이를 갖게 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사전차단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실제 고환까지 이식할 경우 기능을 정상으로 회복한다면 고환에서 생성된 정자는 이식자가 아닌 기증자의 유전자를 갖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앞서 2014년 남아공에서 최초로 이뤄진 남성 성기 이식 수술은 음경 자체만 이식한 수술로, 남아공 소수 부족이었던 남성이 과거 부족 할례 중 사고로 뿌리 1cm만을 남긴 채 성기를 잃은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는 이후 임신과 출산에 성공하며 성기 이식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졌음을 몸소 증명해 보였다.


안면에서 성기까지…끝없이 진화하는 '장기이식의 세계'



최초 이식 장기는 신장, 최근엔 머리 이식 수술 추진 중


인간의 장기 중 최초 이식 장기는 무엇이었을까? 바로 신장이다. 1947년 출산 중 생명이 위독한 임산부에게 임종 직전의 할머니 신장을 떼어 이식했다가 환자의 급성신부전 증세가 완화되자 3일 뒤 떼어낸 이식 수술은 인간에게 신장이 두 개가 있고, 그 위치가 떼어내기 손쉬운 곳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폐, 간, 췌장을 거쳐 심장까지 이식에 성공하면서 이식수술은 일대 전환점을 맞았고, 가장 최근에는 윤리적 문제를 야기한 안면 이식이 성공하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후 2005년엔 세계 최초 안면 이식 수술이 프랑스에서 진행됐다. 이자벨 디누아르는 수면제를 먹고 잠들었다가 키우던 애완견에게 얼굴 아랫부분을 모두 물어 뜯겨 코와 입술을 잃은 상태였다. 그녀의 안면 이식수술은 성공리에 끝났고, 그녀는 활발한 대외활동을 벌이다 지난 2015년 사망했다. 현지언론은 그녀의 사인이 수술 후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처방받은 면역 억제제로 인해 암에 걸렸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인간 장기 이식에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남은 곳은 안구와 머리이다. 그중 머리 이식은 현재 이탈리아 신경외과 전문의 세르조 카나베로 박사의 주도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그는 뇌사자로부터 기증받은 신체에 전신 마비 환자의 머리를 이식하는 수술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이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런샤오핑 중국 하얼빈의대 신경외과 교수팀이 원숭이 머리이식 수술에 부분적으로 성공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고, 현재 막대한 수술비용 조달과 국제사회에서 불거지는 윤리적 문제로 인해 그 시기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원전 4600년 이집트인들은 뇌종양 수술 기술을 갖고 있었다. 1991년 미국 발굴팀은 기자 피라미드 유적에서 구멍 난 두개골을 발견, 방사능 장비 조사를 통해 뇌종양 환자의 것으로 외과수술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뇌수술도 자유자재로 했던 그들은 인간의 영혼은 뇌가 아닌 심장에 깃든다고 믿었고, 미라를 만들 때도 뇌는 갈고리를 넣어 빼고 심장은 남겨둔 것으로 밝혀졌다. 눈에서 시작된 인간의 장기이식 역사는 이제 머리 이식만을 남겨둔 채 인간의 생명 연장의 꿈을 현실로 옮겨내고 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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