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권 점 하나'…지폐 속에 숨은 점자

지폐 가로 길이로도 권종 구분 가능…1980년대부터 점자 삽입

자료:기업은행 블로그

[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우리가 흔히 쓰는 지폐 앞면의 오른편 구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작은 점 혹은 짧은 선이 찍혀져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바로 시각장애인들이 금액을 구분할 수 있도록 '점자'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문질러 보면 볼록하게 튀어나온 점자를 느껴볼 수도 있다.

이 점의 개수로 지폐가 얼마짜리인지도 구분이 가능하다. 1000원권은 점 하나, 5000원권은 점 두 개, 1만원권은 점 세 개, 5만원은 선 다섯 개로 표시돼 있다.

한국은행이 이처럼 점자를 지폐에 표시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다. 1983년6월 기존의 은행권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새로운 화폐를 선보였는데, 이때부터 점자도 삽입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점자로 금액을 구분하고 있다. 일본은 지폐 앞면 양쪽 하단부에 우리처럼 점과 선을 이용해 표시하고 있다. 중국은 오른쪽 하단 부에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숫자 표시방식을 적용한다. 인도나 스위스는 동그라미와 네모, 세모를 이용해 금액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폐가 오래되거나 자칫 훼손이 된다면 점자를 느끼기 어렵다. 이때도 시각 장애인들이 금액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지폐의 크기다. 우리나라 지폐는 권종별로 금액이 커질수록 가로의 길이가 6mm씩 길어진다. 1000원권의 가로 길이는 136mm, 5만원권은 154mm로, 18mm 차이가 나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폐종류 확인카드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지폐의 가로길이로 금액을 식별하도록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