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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수다] 편의점에서 편의식과 식도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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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의 편의를 위하여 24시간 문을 여는 잡화점, 주로 일용잡화, 식료품 따위를 취급한다.’
요즘 사춘기 딸아이와 자주 방문하는 곳의 사전적 의미이다. 그곳은 바로 편의점!


화려한 불빛이 번쩍이는 도심에서 볼 수 있었던 편의점은 이제 한적한 시골 우리 동네에도 경쟁하듯 생겨났다. 몇 해 전 생긴 첫 번째 편의점은 딸아이와 친구들의 만남의 장소가 되었고 편의점에 다녀온 날은 대단한 경험을 하고 온 듯 이야기가 많았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 편의점이 생기면서 지금 편의점들은 동네의 맛집과 같은 역할을 한다. 파란색 편의점에서 딸기 생크림 샌드위치와 벚꽃 주스를 먹고 오모리 김치찌개를 사서 온다. 보라색 편의점에서는 초콜릿 케이크를 사와야 하는데 품절이 자주 되어 딸아이가 실망하고 오는 날이 많다. 그리고 녹색 편의점에서 신제품 과자와 젤리를 골라오는 재미에 푹 빠져 매일매일 참새가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하듯 편의점 방문이 자연스럽다. 아이의 추천으로 맛본 제품들은 그 맛도, 가격도 기대 이상이었다.

삼각 주먹밥과 즉석 라면 정도 먹는 곳, 여행지에서나 급하게 물건이 필요할 때 가는 곳, 부지런하지 못한 사람들이 가는 곳, 대형마트보다 물건이 비싸고 제품 종류가 단출한 곳으로 여겼지만 요즘 딸아이의 안내로 편의점을 다르게 접하게 있다.


오랜 경제 침체로 유통시장의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일본에서 유일하게 호황을 누리는 곳이 ‘편의점’이다. 일본의 편의점은 생활필수품 외에 금융, 통신 등이 접목되어 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일본의 편의점 시장을 보면서 별나라 달나라 이야기인 줄 알았지만 이제 우리나라 편의점도 그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얼리어답터들을 겨냥한 다양한 신제품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곳이 편의점이 되었고 ‘편도족(편의점에서 도시락을 먹는 사람)’ 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편의점 드립커피, 편의점 맥주를 출근과 퇴근에 함께 하기도 하니 10대 딸아이만 편의점 투어를 하는 것이 아니다. 먹거리 외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편의시설들이 생겨나면서 말 그대로 ‘편의점’이 되어 가고 있다. 노령화, 싱글족, 1인 가구의 증가와 같은 사회적 요인은 편의점 시장에 더욱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간편식 뿐 아니라 갓 구워낸 베이커리와 신선한 커피로 아침을 시작하게 되고 편의점 도시락도 간편식뿐 아니라 식도락을 즐길 만큼 다양해지고 퇴근길 집밥은 소포장된 식재료와 즉석조리식품으로 저녁 식탁을 준비하게 될 것 같다. 유명 맛집 선정만큼이나 치열하게 편의점 제품에 순위를 매기고 그 제품을 찾아 나서는 편의점 순회가 곧 시작될 것 같다.


글=요리연구가 이미경(http://blog.naver.com/poutian), 사진=네츄르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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