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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일관된 진술” vs “김지은 말만 들어”…안희정 재판 후폭풍
최종수정 2019.02.07 16:01기사입력 2019.02.07 09:43
1일 지위이용 비서 성폭력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서울중앙지법에서 호송차에 오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항소심 재판부가 “피해자 김지은 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유죄를 선고한 가운데 일각에서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12부(홍동기 부장판사)는 지난 1일 안 전 지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1심은 안 전 지사의 혐의를 판단하는 과정서 김지은 씨의 사건 전후 행동과 그의 진술 신빙성에 문제가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지만, 2심은 김 씨 진술이 충분히 믿을 만하다는 판단에 따라 김 씨가 주장한 피해 역시 모두 사실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씨로부터 피해 호소를 들은 증인의 진술도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김 씨의 진술과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 전 지사 측과 김 씨 측 법률대리인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안 전 지사 측은 “2심 판결에서는 오로지 피해자의 진술만 가지고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판단하지 않고 개별적인 사건 하나하나에 대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씨 측은 “강간과 같이 폭력적인 수단을 쓰지 않더라도 자신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자신의 감독을 받는 상대방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벌하겠다는 것이 이 범죄가 존재하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2심 판단의 근거 중 하나인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을 둘러싼 비판적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판사가 유죄 주기 위해 증거가 없으니까 김지은 씨 말만 일방적으로 들어준 거 아닌가요”라면서 “말의 일관성을 들어 무죄를 유죄로 판결했는데 일관성 있게 말하는 건 성인이라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데 이걸 이유로 삼은 건 유죄 선고하기 위함인가요”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여론몰이로 인한 마녀재판이다”, “(이 사건은) 이미 기획된 사나리오대로 움직인 사건이다. 사법부는 스스로 자신의 임무를 포기한 것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등의 비판적 의견을 보였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항소심 법원 판결이 나온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 앞에서 안희정 성폭력 사건 공동대책위원회가 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안희정은 유죄다'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2심 재판부, 안 전 지사 9개 혐의…김씨 진술로 유죄 판단


2심 재판부는 첫 번째 성폭행이 벌어진 2017년 7월 러시아 호텔에서의 사건에 대해 “유일한 직접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고, 내용도 당시 오간 말과 행동 등 상황과 당시의 감정 등을 매우 구체적이고 세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당시 김 씨의 지위 등으로 볼 때 7개월이 지나서야 폭로하게 된 사정도 납득할 만하고, 안 전 지사를 무고할 동기도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을 두고 1심은 김씨가 다음날 안 전 지사의 식당을 찾고 저녁에는 와인바에 가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다며 김씨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했다. 김씨가 피해를 호소한 증인의 진술에 대해서도 차이가 있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변호인의 이런 주장에 대해 “정형화한 피해자라는 편협한 관점에 기반했다”며 배척하고, 오히려 안 전 지사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러시아에서 일어난 최초의 강제추행 사건에 대해서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김 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있고 비합리적이거나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고 밝혔다.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의 “눈에 띄는 장소에서 강제추행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피해자의 진술을 납득할 수 없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또 일부 사실관계와 부합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 자체로 신빙성을 배척할 사정이라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구체적인 시기나 장소가 특정되지 않은 1차례의 강제추행 혐의를 제외하고 9개의 혐의에 대해 모두 김씨 주장을 토대로 유죄라고 판단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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