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신한류 모색하다]아라비아해를 관통하는 '도하의 기적'
최종수정 2018.12.05 14:24기사입력 2018.12.05 13:00
GS건설이 쿠웨이트에 시공중인 도하링크 교량의 모습. 2014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해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1>GS건설, '도하링크 프로젝트'

쿠웨이트 수주 첫 공사, 6057억원 규모…2014년 12월30일 착공, 올해말 완공
육상부 제외하고 해상교량만 7.72km

암반 없이 모래로 구성된 지반 난제
11회 말뚝 재하시험으로 발주처 설득
다리 개통되면 이동거리 25km 단축
개발중인 신도시 접근성도 용이해져

[쿠웨이트시티(쿠웨이트)=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에서 서쪽 해안가를 따라 약 2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엔터테인먼트시티. 쿠웨이트판 디즈니랜드가 들어선 이곳에선 슈와이크 항을 잇는 해상교량 공사인 '도하링크 프로젝트'의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총 연장 12.43km에 달하는 교량은 이미 슐라비캇 만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길이 돼 있었으며 도로 포장도 거의 마친 상태였다. 이 사업을 총괄해온 오진만 GS건설 현장소장은 "차선도색과 이정표 등만 붙이면 공사가 완료된다"며 "연내 준공은 무리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하링크 프로젝트는 GS건설이 쿠웨이트에서 수주한 첫 번째 공사다. 중동에선 카타르 도하 지하철공사에 이은 두번째 인프라 사업이다. 도하(doha)는 아랍어로 '둥근 만(dohat)'을 뜻하는데 쿠웨이트에선 교량이 지나는 슐라비캇 만을 일컫는다. 공교롭게도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의 성공을 계기로 쿠웨이트 도하 공사를 수주하게 된 것이다. 도하링크는 쿠웨이트 공공 도로사업부(PART)가 발주했으며 공사비는 한화로 약 6057억원 규모다.

차를 타고 다리 입구에 들어서자 평온한 아라비아만 해역을 뚫고 들어가는 듯한 왕복 8차로의 넓고 긴 도하링크가 끝없이 펼쳐졌다. 직선으로 곧게 뻗어있었음에도 다리는 수평선 너머 지구의 원주를 타고 미끄러지듯 끝 지점이 보이지 않았다. 도하링크는 육상 부문을 제외한 해상부 교량 만으로도 길이가 7.72km에 이른다.

공사는 2014년 12월30일부터 시작했으며 올해 말 준공이 목표다.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은 98%였다. 각 공사구간별로 상세히 구분하면 총 3개의 인터체인지(IC), 도하로드(Doha Peninsular Road), 서측 접속교(5220m), 주교량(600m), 동측 접속교(1900m)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량과 교통관리를 위한 빌딩 3개동도 포함된다. 현장에서 공사용 덤프트럭이 오가는 곳은 인터체인지가 유일했으며 다리 위엔 이미 조명과 과속카메라, CCTV 등이 설치돼 있었다.

GS건설이 쿠웨이트에 시공중인 도하링크의 위성사진 모습. 슐라비캇 만을 가로질러 엔터테인먼트시티와 슈와이크 항을 잇는다.(출처:구글지도)

현장에서 만난 GS건설 관계자들은 공사를 진행해오면서 겪은 어려움에 대해 대체로 국내 사업장과는 확연히 다른 중동 특유의 보수성을 꼽았다. 특히 각종 건설사업을 담당하는 쿠웨이트 정부 산하 기관의 꼼꼼한 태도로 공사 관련 허가를 받아야 하는 매 순간이 고비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기술력으로 상대를 설득하는 방식으로 일을 풀어나갔다.

사업 초기 직면한 설계현안은 IC관련 사안이었다. 최소 회전 반경을 80m이내로 유지해야 하는 쿠웨이트 기준을 따를 경우 각 교차로를 확장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GS건설은 이를 본선과 분리된 별도의 부가차로를 설치함으로써 회전반경을 40m로 줄였다. 또 종점부는 육상측에서부터 동시 시공이 가능하도록 공법을 변경해 공기단축까지 이끌어 냈다.

암반없이 조밀한 모래로만 구성된 쿠웨이트 지반의 특수성을 고려한 말뚝설계도 난제였다. 쿠웨이트의 지층은 일반 토사와 암반의 중간 특성을 갖는데, 이를 일반토사로 간주하는 중동지역의 보수적인 관행으로 경제성이 높은 현장 타설 말뚝설계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GS건설은 각종 지반조사와 11회의 대규모 말뚝 재하시험 등을 통해 말뚝 지지력의 적합성을 증명, 건설사업관리(PMC)와 발주처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쿠웨이트 지층에 대한 다양한 조사와 검증, 설계기준과의 검토를 통해 말뚝길이를 최적화한 것이 주효했다"며 "굴착 중 공벽 안정성을 강화해 말뚝 공사기간을 줄인 것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강조했다.

지역적 특성으로 양질의 콘크리트를 수급하기 힘든 어려움도 있었다. 쿠웨이트에서 생산되는 모래에 포함된 점토성분은 콘크리트의 품질저하를 일으키는 결정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채굴된 모래를 세척해서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쿠웨이트 내 세척시설만으로는 이를 완전히 제거할 수 없을 뿐만아니라 세척시설 설치를 위한 부지확보의 어려움과 세척장비 유지 비용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 이에 GS건설은 약 1년간의 현장배합실험을 통해 혼화제를 개량해 모래 속 점토로 인한 성능저하를 최소화 하는데 성공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개량된 혼화제와 꼼꼼한 재료관리로 현재까지도 매우 높은 수준의 콘크리트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며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도 안정적인 콘크리트의 작업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일정대로라면 GS건설이 4년간 매달려온 도하링크는 올해 말 공사가 끝난다. 바로 인근에 현대건설이 책임지고 있는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프로젝트'가 끝나면 내년 상반기엔 다리 개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도하링크는 앞으로 쿠웨이트 '실크로드'의 초입으로써 일대 물류인프라 개선과 교통망 해소에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 소장은 "쿠웨이트시티에서 자하라 지역으로 넘어가는 도로가 상습 정체구간인데 다리 통행이 뚫리면 기존 도로보다 25km를 단축해 이동 시간과 물류 비용이 줄어들 것"이라며 "쿠웨이트 정부가 개발중인 인근 신도시(Jaber Al Ahmad City)로의 접근도 용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쿠웨이트시티(쿠웨이트)=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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