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혜경궁 김씨 제 아내 아니다”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찰이 19일 ‘혜경궁 김씨(@08__hkkim)’ 트위터 계정과 관련해 부인 김혜경 씨를 불구속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힌 데 대해 "그 계정의 주인은 제 아내가 아니다"며 정면 반박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8시55분께 수원 경기도청 구관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은 (계정의 주인이)제 아내라는 증거가 차고 넘치다며 이상한 것들을 끌어 모아 제 아내로 단정을 지었다”며 “수사 내용을 보면 판단력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어떤 사람이 카스(카카오스토리) 계정과 트위터 계정을 갖고 있으면 트위터에 올리고 그 걸 다시 캡쳐해서 카스에 올리지는 않는다”며 “경찰이 이 것을 (제 아내가 계정을 갖고 있다는) 스모킹 건이라고 주장하는데 (오히려 이 같은 주장이) 그 계정이 (제 아내의 계정이)아니라는 증거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또 “(지금까지의 수사과정을 보면) 경찰이 이미 이재명 아내에게 맞췄다는 생각 지울 수 없고, 진실보다는 권력을 선택했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며 “국가 권력행사는 공정함이 생명인데 명백한 허위사실을 공포한 김영환에 대해서는 그렇게 관대하면서 이재명 부부에 대해서는 너무나 가혹하다”고 경찰 수사의 불공정성을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명백한 사실을 무혐의 처리하고, 그것도 알려질까 걱정해 송치사실을 숨긴 경찰이 이재명 아내에 대해서는 6명 전담 수사반까지 편성해 미리 친절하게 기소 예정이라는 것을 영화 예고 틀듯이 이틀 전에 알려줬다”며 재차 수사의 불공정함을 비판했다.

이 지사는 아울러 “지금 경찰이 이재명한테 기울이는 수사 노력의 10분의1만 삼성바이오로직스(분식회계)와 기득권자에게 집중했다면 (이 사회가)10배는 더 좋아졌을 것”이라며 “저들이 바라는 것은 저열한 정치공세이고, 결국 목표는 이재명으로 하여금 일을 못하게 하는 것인데, 저는 지금보다 더 도정에 집중해 도정성과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지사는 미국 트위터 본사에 혜경궁 김씨가 누구인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제 아내 것이 아닌데 어떻게 물어봅니까”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이번 수사를 담당한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을 고발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번 수사 건은 불법 정황이 없어서 고발 사안은 아니다”며 “다만 네티즌 수사대보다 수사 수준이 떨어지는 것 같다”고 촌평했다.

이 지사는 끝으로 더불어민주당 일부에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출당이나 사퇴설이 나오고 있는데 대해서는 “뇌물을 받았으면 처벌을 받아야 하고,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는 게 당연한다”며 “하지만 무고한 사람을 놓고 죄 지었다고 하면 어떻겠 하느냐, (이번 일은)가혹한 정치적 프레임”이라고 응수했다.

한편 경기 남부지방경찰청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이라고 판단하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김 씨를 19일 오전 10시께 수원지검에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예정이다.

김 씨는 지난 4월 경기도지사 민주당 예비후보 경선 당시, ‘정의를 위하여’라는 닉네임을 쓰는 이른바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을 통해 경쟁 상대였던 전해철 후보가 자유한국당과 손잡았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