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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양진호…한국은 지금 갑질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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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갑질 119에 1년 동안 접수된 갑질 제보 2만2810건

맥도날드, 양진호…한국은 지금 갑질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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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최근 울산의 한 맥도날드 드라이브스루 매장에서 음식이 주문과 다르게 나왔다는 이유로 20대 여성 아르바이트생에게 음식을 집어던진 김모(49)씨가 입건됐다. 당시 김씨는 자가용을 탄 채 음식을 받은 후 직원과 대화를 하더니 갑자기 직원에게 음식이 든 봉투를 집어 던지고 사라졌다. 울산 중부경찰서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김씨는 음식 세트를 주문했는데 단품이 나와서 순간적으로 화가 났고 평소 스트레스가 많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려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국내 최대 웹하드 업체인 위디스크와 파일노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갑질 사건도 사회적 공분을 샀다. 양 회장은 2015년 경기 성남 위디스크 사무실에서 전직 직원을 폭행하고, 이듬해 강원 홍천 워크숍에서는 직원들에게 석궁이나 일본도를 이용해 살아있는 닭을 잡도록 강요하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갑질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이 또 다른 워크숍에서는 임직원들에게 대마초를 피우도록 강요하는 등 그 수위가 도를 넘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맥도날드, 양진호…한국은 지금 갑질공화국

이처럼 우리나라 사회 곳곳에서 갑질 문화로 인해 각종 문제가 눈더미처럼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 시민부터 대기업까지 전방위적으로 퍼진 갑질 문화가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민간 공익단체 ‘직장 갑질 119’에 따르면 사업주나 상사로부터 당한 갑질에 대한 호소가 줄을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1일 출범한 직장 갑질 119 측에서 1년 동안 들어온 갑질 제보는 모두 2만2810건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62건, 일주일에 430건 꼴이며 매달 1200건이 넘는 갑질 제보가 접수된 셈이다.


이 제보들은 유형별로 살펴보면 25%가량이 임금 관련 문제였고, 잡무 지시(15%), 욕설·폭언·모욕 등 괴롭힘(14%), 해고 및 부당징계(9%) 등이 뒤를 이었다. 수치가 낮긴 했지만 성희롱·성폭력 등 성 관련 제보도 다수 있었다.



맥도날드, 양진호…한국은 지금 갑질공화국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직원들이 6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고 각 그룹사 경영진의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교촌치킨 권순청 신사업본부장의 직원 폭행 논란이나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조현아 전 대한항공 상무의 '땅콩 회항' 사건 등이 대표적인 대기업 갑질 사례다. 해당 사건들의 공통점은 피해자들이 피해 사실을 알려도 도움을 받기는커녕 손해를 보게 되는 현실 속에서 매번 같은 상황이 반복됐고, 가해자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아무렇지도 않게 갑질을 지속해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끊이질 않는 갑질 논란을 막기 위해서는 처벌을 강화하거나 문제 제기를 한 이들에 대한 보호 장치 마련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및 피해근로자 보호에 관한 법률’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정신적 고통’의 개념이 모호하고 ‘업무 환경’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진행이 더뎌지고 있는 상태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갑질을 견제할 수 있는 장치나 문제 제기 시에 문제가 바로 해결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시스템이 갖춰지더라도 오너 등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의식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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